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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한국, ‘4수’ 끝에 세계국채지수 편입… 내년 말 70조원 유입 기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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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4번째 도전 끝에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했다. 세계 3대 채권 지수로 여겨지는 WGBI에 들면서 한국 국채 시장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늘고 신뢰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한국을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할 예정이라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편입 시점은 2025년 11월부터다. 한국 국채 시장은 2022년 9월 WGBI 편입 예비 후보인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이름을 올렸다. FTSE 러셀은 매년 3월과 9월에 WGBI 국가 분류 결과를 공개하는데 한국도 ‘4수’ 끝에 편입을 확정 짓게 됐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가 WGBI 편입을 위해 엄격한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한국 채권 시장에 투자하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조선비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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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채권 시장은 채권 발행 규모나 시장 규모 기준을 충족했지만, 시장 접근성 문제로 WGBI 편입에 실패해 왔다. FTSE 러셀은 이번에 한국의 시장 접근성 등급을 1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향했다.

FTSE 러셀은 한국의 시장 접근성 등급을 올린 이유로 ▲지난 6월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의 국채통합계좌 개설한 점 ▲지난 7월 제3자 외환거래 허용과 외환 시장 거래 시간 연장 등 개혁을 마무리한 점 ▲법인식별기호(LEI) 등록제도와 원천징수세 면제 절차 등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점 등을 꼽았다.

WGBI 편입 효과로 크게 3가지가 꼽힌다. 먼저 WGBI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이 한국 채권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 주요 연기금 등이 WGBI를 벤치마크(Benchmark·운용 성과 평가 기준)로 삼아서다. 앞서 WGBI에 포함된 주요 신흥국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비은행) 비중이 10년 사이 10%포인트 늘었다.

WGBI 추종 자금 규모는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한국은 WGBI 비중이 2.22%로 정해졌다. 단순히 계산하면 55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자금이 한국 국채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국채뿐 아니라 회사채 등 다른 채권으로 ‘낙수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WGBI 추종 자금이 최우량물인 국채를 매입하면서 국채 가격이 오르면, 회사채 등으로 투자를 우회하는 기관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대하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WGBI에 포함된 주요 신흥국들은 모두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가 곧바로 나타났고, 환율 절상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이 장기 투자 성향인 점도 국내 외환시장 안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FTSE 러셀은 이날 주식 시장 국가 분류 연례 발표 결과도 공개했다.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오르지는 않았다. 그동안 시장에선 한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2025년 3월까지로 연장하면서 관찰대상국에 올라 선진시장(Developed Market)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은 2009년부터 FTSE 러셀의 주식 시장 분류 4단계 중 가장 높은 선진시장으로 분류돼 왔다.

FTSE 러셀은 다만 공매도 금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가 분류 관련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관찰대상국 지정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FTSE 러셀은 “한국의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은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주식 차입 체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시장 유동성이나 가격 발견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FTSE 러셀은 이어 “금융당국이 공매도 관련 규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장과 훨씬 더 많은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선 여전히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공매도 금지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다”고 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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