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토건주의' 비판에 환경장관 "기후댐 '4대강 2탄' 아냐, 직 걸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불필요한 댐 건설로 토목 일으켜" 비판
김완섭 장관 "위에서 오더 받은 것 아냐"
낙동강 녹조 문제엔 "민·관·학 조사하자"
한국일보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안경을 다시 쓰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환경부의 14개 기후대응댐 신설 계획에 대해 "혈세낭비댐" "환경토목부" 등 비판을 쏟아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만약 4대강 사업 2탄으로 토목 세력을 위해 댐을 강행하는 것이라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맞섰다.

김 장관은 8일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댐 신설 추진과 관련해 "(정부가) 또 토목사업을 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14개를 어디에서 오더(명령)를 받아서 다 해야 하고, 직을 거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그런 증거가 나오면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말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4대강 사업 이후 10여 년 만에 나온 대규모 치수 계획이자, '국가 주도 대규모 댐 건설은 이제 없다'는 문재인 정부 방침을 뒤집은 것이라 논란이 뒤따랐다. 특히 댐 규모가 비교적 크고, 지역 건의가 사전에 없었던 곳 위주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강원 양구군 수입천댐 등 4곳은 아직 주민 설명회도 열지 못한 상태다.

야당 의원들은 신설 댐이 '기후대응' 취지에 부합하는지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데다, '토건주의'를 위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박해철 민주당 의원은 "수해는 제방 관리 부실, 과도한 하천 공간 활용, 내수 배제 불량이 주원인"이라며 "소규모 댐은 극한호우 시 도리어 '물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우 같은 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불필요한 댐 14개를 기후대응댐으로 포장해 환경의 이름으로 토목 건설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동강 유역 녹조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자 김 장관은 민·관·학 공동조사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전날 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유역 주민 콧속에서 녹조 독소 중 하나인 유해 남세균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녹조 저감과 재자연화를 위해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는 이용우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등의 질의에는 "유속 흐름이 녹조 발생의 유일한 원인이라면 답이 되겠지만 유기물질, 온도 등 다른 요인도 많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하면서 객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장형진 영풍 고문은 일본 출장을 명분 삼아 불출석했다. 영풍그룹 주요 사업장인 석포제련소는 카드뮴 유출 등 반복되는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 의원들 모두 한목소리로 '도피성 출장'이라고 규탄하며, 오는 24일 종합감사에도 불출석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