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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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대가 특수교육대상자(장애 학생) 특별전형으로 선발한 인원은 모집 인원의 22%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4년제 대학 평균인 54.6%에도 한참 못 미치는 데다 서울 주요 대학 대부분은 정원을 채운 상황이어서, 서울대 특별전형의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124곳에서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선발한 장애 학생의 수는 1359명으로 전체 모집인원 2488명의 54.6%에 그쳤다. 각 대학들은 공부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장애학생들에게 교육받을 기회와 권리를 제공하기 위해 특별전형을 통해 정원 외로 장애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주요 대학별로 살펴보면, 서울대의 선발 비율은 22.2%로 매우 낮았다. 서울대는 올해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18명을 모집했으나 최종 선발 인원은 4명에 불과했다. 지원자는 28명이었다. 서울대의 낮은 특별전형 선발 비율은 한 두 해의 일이 아니다. 서울대는 2019학년도부터 2024학년도까지 5년간 매년 18명씩 90명을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모집했으나, 실제로 선발한 인원은 매년 4∼7명 수준으로 총 26명(28.9%)에 그쳤다. 서울대는 입학사정관 등이 지원자의 학업성취도, 지원학과에 대한 소질 및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해당 전형 학생들을 선발한다.
반면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모집정원 100%를 채웠다. 올해 기준으로 보면, 고려대가 36명 모집에 36명 모두 선발했고, 연세대 15명 모집에 14명, 성균관대 10명 모집에 10명, 한양대 13명 모집에 12명을 선발했다. 건국대(서울)·경희대·서울시립대·중앙대 등도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으로 뽑기로 한 모집인원을 모두 채웠다. 다만 서강대는 모집인원 16명 중 5명(31.3%)만 선발했는데, 지원인원 또한 13명으로 미달이었다. 대신 저소득층, 장애인, 특성화고 졸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회균형 선발로 85명 모집에 84명을 뽑았다. 지역거점국립대 가운데선 충남대(15.7%)를 제외하곤 서울대가 가장 낮았다.
서울대는 장애인복지법 32조에 의한 중증장애인(1~3급)을 대상으로만 특별전형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는 해당 전형 지원 대상자를 중증 장애인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경증 장애인)을 포함하는 타 대학 특별전형과의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별전형 선발률이 높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등도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전형을 시행하고 있다.
강경숙 의원은 “대표적인 국립 대학인 서울대가 외려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을 통해 사회적 가치와 다양성을 구현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이라며 “장애 학생의 입학에 있어 높은 진입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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