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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단독] 중소기업 지원한다던 수은 ‘디지털 공급망팩토링’···2년 가까이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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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이 지난 5일 오전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공급망안정화기금 출범식에서 출범사를 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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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수출에 주력하는 저신용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이 디지털 공급망팩토링 사업을 도입한 지 2년 가까이 흘렀지만 혜택을 본 중소기업은 단 1개사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수은의 정책금융이 또다시 유명무실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수은이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11월 도입된 수은의 ‘디지털 공급망팩토링’ 사업 지원을 받은 기업은 지난 7월까지 누적 7개사, 그중 중소기업은 1개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공급망팩토링은 수출기업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유동성 문제를 겪지 않도록, 수은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매출 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인데 도입 2년 가까이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디지털 공급망팩토링은 중소기업 지원 목적을 갖는 수출팩토링 등 수은의 기존 수출금융 상품이 대기업 지원에 편중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수은이 수출업체의 외상 채권을 매입해 현금으로 지급하는 수출팩토링은 기업의 대금 회수 우려를 덜어주는 대표적인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꼽히지만, 실제로는 대기업 위주로 지원이 편중돼왔다. 2020년부터 지난 7월까지 수출팩토링 지원 실적은 12조6662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중소기업 지원 금액 비중은 평균 0.8%에 그쳤다.

이같은 문제가 지적되자 202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비대면 온라인시스템을 활용해 중소기업을 참여시키는 등 중소기업이 팩토링 상품의 수혜를 좀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 공급망팩토링 사업은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그해 11월 도입됐다.

그러나 디지털 공급망팩토링의 기업규모별 지원 현황을 보면 지난 7월까지 대기업 2개사, 중견기업 4개사, 중소기업 1개사만 혜택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적 부진의 이유로는 우선 홍보 부족이 꼽힌다. 수은은 디지털 공급망팩토링의 시스템을 완비한 지난해 기업 신청을 유도하기 위해 15개사를 방문하고 27개사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홍보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그런데 올해는 이메일 홍보만 50개사로 확충됐을 뿐 방문 기업은 11개사로, 설명회는 3개사에서만 개최하는 등 활동이 한층 저조해졌다.

수은은 앞선 홍보 활동에도 지원을 신청하는 중소기업이 많지 않았던 이유를 기술적 문제에서 찾는다. 수은 관계자는 “기업간 거래는 대부분 구매시스템(ERP)로 이뤄지는데, 신규 디지털 공급망팩토링 플랫폼을 이용하면 기존 시스템을 변경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 “첨단기술산업의 경우 구매 계약이 플랫폼 운영사에 노출되는 보안 우려로 이용을 기피한다”고 말했다.

수은의 정책금융에서 중소기업이 소외되는 문제가 반복되는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중소기업의 간접수출 비중이 70%가 넘는 상황에서 금융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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