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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용기 쓰레기인가?" 환경부 장관도 모르는 플라스틱 분리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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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계 플라스틱 열분해 역량 확대 지속
현실적 분리배출 지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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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섭 환경부 장관(가운데)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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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오승혁 기자] 김완섭 환경부 장관도 틀리는 분리배출 방법을 현실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대기업들의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와중에 전국 가정에 실천 가능한 분리배출 방법을 제시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은 분리배출과 관련된 O·X 퀴즈 형식의 질문을 받고 답변했다. 즉석밥 용기를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는 것이 맞는지 묻는 질문에, 평소 가정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을 직접 한다던 김 장관은 "플라스틱 밥을 잘 안 먹어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즉석밥 용기에는 재활용 표기로 'OTHER(다른)'이라고 써있기에 플라스틱으로 재활용이 안 돼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를 이끄는 김 장관이 플라스틱 분리배출 관련 질문을 틀린 것이다. 야당 측은 이에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과 폐기물 발생 및 억제, 순환 이용 촉진은 환경부의 주요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해당 지적에 대해 "집집마다 재활용을 모두 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단 그걸 다 배출하는 곳에서부터 먼저 분리배출을 시작해보겠다"고 답했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2 환경통계연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재활용 가능 자원으로 분리배출된 국내 플라스틱 생활폐기물 재활용률은 56.7%다. 같은 해 유럽연합(EU)이 기록한 재활용률 40.6%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조사에 의하면 지난 2020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폐플라스틱 3억5300만톤 중 재활용된 것이 9% 정도다. 91%는 소각 및 매립 없이 방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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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쏟아져 나온 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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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분리배출 시설 확충에 꾸준히 투자한 덕에 소각으로 높은 수준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환경부는 여기에서 나아가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인 '열분해'가 소각을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는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의 열분해 처리 비중을 10%로 지난 2021년 대비 100배로 키운다고 목표를 세웠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지난 2022년 폐기물관리법 하위법령을 수정해 열분해 시설을 기존의 소각시설이 아닌 재활용시설로 재분류하고, 열분해유를 연료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산업계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맞춰 폐플라스틱 열분해 및 원료 생산 분야에 기업 역량을 쏟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5년 환공 목표로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연간 24만톤의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LG화학은 충남 당진에 연내 준공을 목표로 연간 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 중이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각각 5만톤, 3만톤 규모의 열분해유 설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울산에 5만5000톤 규모의 기존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하고 다시 융합시키는 '해중합' 설비 투자를 오는 2027년까지 진행한다.

환경부와 대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과 원료 생산 능력을 키우기 일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이에 김 장관의 답변처럼 국내 분리배출 확대를 위해 분리배출 지침이 현실적으로 변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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