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구글 스토어 첼시에 구글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법원이 구글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내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방식을 개방하도록 명령했다. 경쟁사들도 자체 앱스토어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제임스 도나토 판사는 8일(현지시각)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앱을 다운로드하고 앱 내에서 결제하는 방식에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라고 명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는 인기 비디오게임인 포트나이트의 제작사 에픽이 2020년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소송에서 지난해 12월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에픽의 손을 들어준 뒤 나온 판결이다.
에픽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개발자 자체 앱스토어 설치를 허용하지 않고 구글의 인앱 결제 시스템만을 이용하도록 한다며 이는 반경쟁적 행위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도나토 판사는 이에 대해 구글이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앱을 먼저 또는 독점적으로 출시”하도록 수익을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앱 결제시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사실상 독점 운영해온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다운로드 방식을 개방해 경쟁에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다음달 1일부터 3년간 구글이 삼성 같은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와 수익 배분 계약을 체결해 홈 화면에 플레이스토어를 눈에 띄게 먼저 설치하거나, 반대로 경쟁사 관련 플랫폼 앱을 먼저 설치하지 않도록 비용을 지불할 수 없게 했다.
구글은 2021년 기준 플레이스토어에서 120억달러(약 16조1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판결이 구글의 수익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 소식이 전해진 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주가가 2.3%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구글은 고객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법원 판결에 대한 일시중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한편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판결은 명백한 사실을 놓쳤다”며 “애플과 안드로이드는 분명히 경쟁한다”고 했다.
반면 에픽의 최고경영자인 팀 스위니는 엑스(X)에 “모든 앱 개발자, 스토어 제작자, 이동통신사, 제조업체는 3년 안에 구글이 막을 수 없을 정도로 활기차고 경쟁력 있는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스위니는 “법원의 금지 명령은 미국에만 적용되므로 전세계에서 법적, 규제적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플레이스토어 관련 소송은 구글이 방어하고 있는 반독점 소송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구글이 지난해 8월 온라인 검색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을 언급했다. 미국 법무부는 또 디지털 광고에 대한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글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재판이 시작됐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