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경찰, 안락사 캡슐 불법 가동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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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5분 안에 사망'하는 안락사 캡슐이 현행법을 위반한 채 가동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조력 자살 업체 '더 라스트 리조트'의 플로리안 윌렛 사장이 재판 전 구금 상태에 놓였다.
해당 업체는 네덜란드 조력 자살 옹호 단체 '엑시트 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사르코(Sarco)' 캡슐을 스위스에 도입했다. 사르코 캡슐은 버튼만 누르면 5분 안에 사망하는 기기로, 지난달 23일 스위스 샤프하우젠주의 한 숲속 오두막에서 첫 가동됐다. 당시 64세 미국인 여성이 최초 지원자로 해당 기기 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기기 사용 승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가동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르코 사용에 관여한 기업 관계자들의 신병을 확보했으며, 지역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에 돌입했다.
더 라스트 리조트 측은 전날 성명을 통해 "현재 스위스에서 사르코 사용을 신청 중인 인원이 371명"이라며 "첫 가동 이후 신청 접수 절차는 중단됐다"고 밝혔다.
사르코 캡슐은 3D 프린터로 제작됐으며 개발에 100만 달러(약 13억4400만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캡슐 내부에는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등받이 의자가 설치돼 있으며, 희망자가 버튼을 누르면 밀폐된 공간에 질소 가스가 분사돼 수 분 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엑시트 인터내셔널은 이러한 방식의 죽음이 평화롭고, 빠르며, 품위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희망자의 사망 과정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스위스에서 사르코가 불법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안전 요건 미충족과 화학물질 관련 규제 위반 가능성 때문이다. 엘리자베트 바우메-슈나이더 스위스 내무부 장관은 "사르코 캡슐은 제품 안전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시장 출시가 불가능했으며, 질소 사용이 화학 물질법의 목적 조항과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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