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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시위와 파업

BIFF "이스라엘 전쟁 미화" 작품 상영 논란…인권단체 기습 시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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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와 사람에 관하여' 상영에 "문화 워싱" 비판

극장 앞 피켓 시위에 '관객과의 대화' 취소

국내 문화예술인 800여 명 성명 내고 "상영 철회 촉구"

BIFF 조직위 "공식입장 내기 어려워…외부적 요소 별개로 관람할 여지 있다"

노컷뉴스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3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영화 '개와 사람에 관하여' 상영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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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이스라엘 전쟁을 미화했다는 논란을 빚은 작품이 상영돼 '문화 워싱(세탁)' 비판이 일고 있다. 현장에서는 팔레스타인 관련 단체의 항의 시위가 벌어져 행사가 취소되는 등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다.

제29회 BIFF 개막 이틀째인 지난 3일 오후 7시쯤 영화 '개와 사람에 관하여' 첫 상영을 앞두고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기습적인 피켓 시위가 벌어졌다.

인권 단체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이스라엘 집단 학살을 영화로 아트워싱 하지 마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작품 상영을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극장 앞에서 관객에게 관련 유인물과 안대를 나눠준 후 상영 규탄 움직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영화는 예정대로 상영됐지만 감독과 배우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GV)는 결국 취소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해 당일 GV를 취소했다고 뒤늦게 입장을 전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지난 5일 두 번째 상영이 이뤄졌다. 현장에는 경호 인력이 추가로 배치됐고 경찰도 상황을 주시하는 등 긴장감이 이어졌다.

상영 직전 한 시민이 피켓 시위를 벌이며 팔레스타인 이야기가 담긴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지만, 영화 상영과 GV는 차질 없이 마무리됐다.

오는 10일에도 상영이 예정돼 있어 영화의전당 일대에서는 경직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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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와 사람에 관하여'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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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감독 대니 로젠버그의 영화 '개와 사람에 관하여'는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16세 이스라엘 소녀가 하마스 공격 당시 잃어버린 개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살던 마을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대니 감독은 작품을 두고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이 어떻게 공격을 받았는지도 다루고 있다. 모든 전쟁과 폭력이 나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인권단체와 영화인 사이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수많은 팔레스타인인이 숨진 맥락을 지우는 등 집단 학생의 진실과 전쟁 책임을 가린 작품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지난 1년간 최소 4만여 명의 가자지구 주민을 살해했다. 현재까지도 중동 전역을 공격하고 있다"며 "영화에 어떤 대사가 들어갔는지 등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이스라엘 정부 산하 기관이 자금을 제공하고 배급한 영화를 상영하는 것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주장했다.

앞서 800여 명의 국내 문화·예술인도 성명을 통해 "7일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집단 학살이 벌어진 지 1년이 되는 날"이라며 "학살 1년이 되는 시점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건 더욱 문제"라고 주장하며 상영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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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CGV에서 영화 '개와 사람에 대하여'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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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중에 영화제 측은 다소 예민한 사안인 만큼 공식 입장을 내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작품을 '월드 시네마' 부분에 초청한 이유에 대해 현재로선 공식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면서 "베니스영화제에도 초청된 작품으로, 당시에도 지역 내 비판은 있었지만 상영은 무사히 진행됐었다. 또 관객들이 외부적인 요소와 별개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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