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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화제 휩쓴 흑백요리사…2위 최현석 3위 안성재,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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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와 톱8가 말하는 ‘흑백요리사’ 인기요인

PD “엔딩 철저하게 계산, 노림수 통해 기뻐…반전 더 남아”

최현석 셰프 “예능에서 요리하며 떨려보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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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셰프인 에드워드 리가 팀장의 말에 수긍하는 장면.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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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3라운드 팀 미션에서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백악관 국빈 만찬을 제공했던 에드워드 리 셰프가 가리비 관자를 썰어낸다. 얇게 썰린 관자가 마음에 들진 않지만, 팀장인 최현석 셰프의 말에 수긍하며 지시를 따른다.

이어진 세미파이널 1차. 이번엔 에드워드 리 셰프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 재해석한 참치 비빔밥을 내놓았다. 맛에 반한 백종원 심사위원은 최고점인 97점을 준 반면, 안성재 심사위원은 “비비지 않고 칼로 썰어먹는 음식은 비빔밥이라고 할 수 없다”는 심사평과 함께 82점을 부여했다. 에드워드 리 셰프는 “두 사람의 점수 차이에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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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를 만든 JTBC 김학민 PD, 김은지 PD.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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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엔딩 맛집’



연출자 김학민 PD와 김은지 PD는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톱8(에드워드 리·장호준·정지선·최현석·나폴리 맛피아·요리하는 돌아이·이모카세 1호·트리플 스타)과 함께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이 두 장면이 ‘흑백요리사’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라고 짚었다. 두 PD는 경력 많은 셰프도 막내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치열한 서바이벌 구도를 잡아놓고, 성향이 전혀 다른 두 심사위원 백종원, 안성재를 배치해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올리브 ‘한식대첩’ 등에 출연한 스타 셰프인 최현석은 간담회에 함께 참석해 “예능에서 요리하면서 떨어본 적이 없는데 이 프로그램은 달랐다. 수없이 만들었던 봉골레 파스타에 마늘을 빼는 치명적 실수를 왜 하필 세미 파이널에서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제작진의 묘수는 통했다. 프로그램은 ‘요리 서바이벌계의 오징어 게임’이라는 찬사 속에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7일 공개 이후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 부문 1위에 올랐고, 4개국(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 1위를 포함해 총 28개국 톱10에 랭크했다. OTT 예능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 갤럽이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9월) 1위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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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호텔나루에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MC 박경림, 김은지 PD, 김학민 PD와 TOP8(나폴리 맛피아, 정지선, 최현석, 이모카세 1호, 트리플 스타, 에드워드 리, 요리하는 돌아이, 장호준).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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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성도 대단하다. 화제성 지수를 조사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9월 4주차 조사)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2022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주간 화제성 점수를 받은 비드라마 프로그램이다. 백종원 심사위원은 비드라마 화제성 출연자 부문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최현석 셰프, 안성재 심사위원이 2위와 3위로 뒤따랐다. SNS에선 “채소의 익힘 정도”, “나야 들기름” 등의 유행어가 생겨났고, 프로그램에 나온 셰프들의 식당을 방문하고 인증샷을 찍는 사람도 늘었다.

김학민 PD는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뜨겁게 사랑받고 있다. 가장 듣기 좋은 말은 ‘끊을 수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그만큼 몰입해서 봐주셨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기뻐했다. ‘흑백요리사’는 올 3월에 촬영을 종료해 6월까지 3~4개월 편집 기간을 거쳤고, 이후 번역과 오류 검수 과정 등을 거쳐 9월 공개하는 넷플릭스의 사전 제작 시스템을 따라 만들어졌다.

김은지 PD는 “즉각적으로 반응을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시청자라 생각하고 편집했다. 어느 부분에서 회차를 끊으면 안달이 날까 고민하며 편집했는데 그 노림수가 통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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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8에 진출한 백셰프 최현석, 정지션, 장호준, 에드워드 리.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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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셰프에게도 배움의 시간



김은지 PD는 프로그램의 또 다른 인기 요인으로 “출연진의 조화”를 꼽았다. 서로 달라보여도 요리라는 공통분모로 엮인 100인의 참가자와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이 소통하는 방식이 조화로웠다는 설명이다. 백종원 심사위원은 본인 유튜브 채널에서 “안성재 심사위원과 싸우면서 친해졌다. 나중에 안대를 쓰고 맛으로만 평가하니 생각보다 의견이 잘 맞아 놀라기도 했다”고 후일담을 털어놨다. 안성재 심사위원은 제작진을 통해 “깍두기 역할만 했다. 나머지 모든 것들은 참가자와 스태프 분들이 잘했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전해왔다.


간담회에서 최현석 셰프는 “실제로는 친한 안성재 심사위원은 나와는 정반대의 결에서 요리하는 사람이다. 요리에도 정통파가 있고 개발하고 도전하는 분야가 있다. 나는 후자인데다가 아주 ‘극 사파’(무협소설에서 주인공과는 다른 부류를 일컫는 말)”라면서 “내 요리를 대하는 안성재 심사위원에 반감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가 있어 우리나라 외식 수준이 한층 올라갔다고 생각한다”고 존중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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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8에 오른 흑셰프 트리플 스타, 요리하는 돌아이, 이모카세 1호, 나폴리 맛피아.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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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을 대표하는 정지선 셰프는 “주변에선 오너셰프인데 나가서 지면 창피할 거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잘 싸워서 지더라도 직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었다. 새로운 주제로 공부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출연해보니 정말 또 다른 공부가 되어 좋았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리 셰프 또한 “내가 보는 모든 것, 만나는 모든 사람, 나의 역사 등 모든 것을 퍼즐처럼 맞춰가면서 요리에 영감을 얻는다”며 ‘흑백요리사’ 또한 소중한 경험이라고 했다.



글로벌 스타 된 흑셰프들



‘흑백요리사’는 세상에 알려진 백셰프와 재야의 고수 흑셰프의 구도로 시작해 주목받긴 했지만,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맛’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경력과 명성에 구애받지 않는 대결 구도를 만들고자 ‘주재료를 가장 잘 살리는 맛’, ‘대량 요리에서도 가장 맛있는 맛’, ‘사먹고 싶은 맛’, ‘내 인생의 맛’ 등 각 라운드 별로 맛의 여러 요소를 보여주고자 미션을 고안했다. 일각에선 팀전이 많아 개인의 요리실력을 볼 기회가 적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김학민 PD는 “겸허히 경청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 다양한 경쟁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 어려운 미션들을 뚫고 톱8에 이름을 올린 ‘참가자들이 뽑은 우승 후보 1순위’ 트리플 스타, 요리에 진심인 요리하는 돌아이, 구운 김으로 팀 승리를 이끈 이모카세 1호, 밤 티라미수로 일찌감치 결승에 진출한 나폴리 맛피아는 저마다 식당이 예약으로 가득찼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모카세 1호는 “재래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체감된다. 우리 시장을 알리게 되어 정말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백셰프 쪽으로 다시 출연해보겠느냐’는 질문에는 나폴리 맛피아만이 “두 시즌 연속 도전해 좋은 성과를 거두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요리하는 돌아이는 “스타 셰프라는 말은 과분하다. 다시 한 번 흑셰프로 나와서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에 장호준 셰프 또한 “백셰프라고 해서 1라운드를 건너 뛰었더니 실력을 의심하는 분들이 많다. 흑셰프로 나와서 제대로 단계를 밟아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도전정신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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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의 최종 우승자는 8일 공개된다. 결승에 앞서 세미파이널 2차전인 ‘무한 요리 지옥’ 미션도 베일을 벗는다. 세미파이널 1차전에서 이미 결승에 오른 나폴리 맛피아를 제외한 톱7이 치열한 요리 전쟁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최현석 셰프는 “아주 재밌는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김학민 PD는 “참가자들이 지옥 그 자체라고 하더라. 가장 소름돋는 명장면이 나올 것”이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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