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손예진과 아들, 내 삶의 1순위" [인터뷰]

현빈, '하얼빈'으로 스크린 복귀
"안중근 의사 연기, 압박감 컸다"

현빈이 '하얼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CJ ENM 제공

배우 현빈에게 '하얼빈'은 큰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고사를 지낸 바로 다음 날 그의 2세가 태어났다. 아빠가 된 현빈은 아내 손예진과 아들이 자신에게 공동 1위라고 말했다. 가족 이야기를 하는 그에게서는 따뜻한 미소가 돋보였다.

현빈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영화 '하얼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현빈은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다.

'하얼빈'에 빠진 이유

그는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으로 일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일본 팬들이 '하얼빈'에 보일 반응과 관련해 걱정은 없었을까. 현빈은 "주변에서 맞는 선택인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하얼빈'이 여러모로 좋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느꼈다. "'하얼빈'뿐만이 아니다. 역사적인 이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그때 일을 잊고 살았다가 감사함도 다시 느끼게 되지 않나"라는 게 현빈의 설명이다.

현빈은 우민호 감독이 안중근이 거사를 치루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투사 안중근의 이면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했다. 흥미로웠다. 이 영화는 시원한 결말보다 밑거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독립군의 여정과 밑거름을 보여주고 '당신들도 한 발 나아가야 한다'고 전한다"고 밝혔다. '하얼빈'의 방향성은 현빈이 작품에 깊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독립군의 마음

현빈이 '하얼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CJ ENM 제공

안중근 의사로 변신한 현빈은 차가운 얼음 위에 섰다. 그는 "실제로 현장에 가서 얼음판 위에 서 있으면 희한한 소리가 난다. 혼자 걸어가야 하는데 희한한 소리에서 오는 공포감이 있더라"고 말했다. 얼음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빙판길, 그리고 산들을 보며 현빈은 독립군들의 마음을 떠올렸다. 그는 "독립군들이 끝을 모르는 곳을 향해 가는 길이 외롭고 쓸쓸하고 추웠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현빈이 품게 된 감정은 그가 안중근 의사로 더욱 잘 변신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는 동안에는 큰 압박감을 느꼈단다. 그는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촬영이) 끝났다. 안중근 장군이라는 사람의 존재가, 그리고 무게감이 크지 않나. 압박감이 지금도 조금씩 있다. 촬영했을 때는 이것 이상이었던 것 같다. 촬영 끝나고 확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하얼빈'의 동료 배우들은 현빈에게 큰 힘을 안겼다.

아빠 된 현빈

현빈에게 '하얼빈'은 기억에 남는 작품일 수밖에 없다. 그는 "이 프로젝트 들어갈 때 고사를 지내고 그 다음 날 아이가 태어났다"고 말했다. 현빈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많은 것들이 달라진 것 같다. 생각이, 그리고 역할이 달라졌다. 지금까지 나를 중심으로 살아왔다면 이제 다른 존재가 중심이 됐다"고 했다. 그에게 1순위는 아들과 손예진이다. 그리고 2순위가 자신이다. 현빈은 "아이를 위해 생각하고 하는 것들이 날 위해 하는 것보다 많아지는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현빈은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13년 만에 예능 나들이에 나섰다. 그는 "난 내 얘기를 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아니다. 듣는 것을 좋아한다. 장시간 내 얘기를 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 예능 출연을 자제해 왔다. 한편으로는 오랜 기간 그렇게 얘기를 안 했으니 한 번 정도는 하면 팬분들이 좋아해 주실 것 같았고 그래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빈 역시 '하얼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처럼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그는 "내가 받아들인 것들을 표현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도 그런 맥락이다"라고 전했다.

현빈이 출연한 '하얼빈'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