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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다시 1350원 목전까지 오른 환율…남은 하반기 상승이냐, 하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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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1349.7원 터치…8월 19일 이후 ‘최고’

전주 1300원대로 급락, 3거래일 만에 50원 급등

중동 리스크·美고용 서프라이즈에 ‘강달러’

중동 이슈·미 대선·日中통화정책…환율 방향성 모호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달 말 9개월여 만에 1300원대로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350원 부근까지 반등했다. 미국의 ‘빅컷’(50bp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일본 총리발(發) 엔화 약세, 미국 지표 호조 등에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올해 연말까지 환율은 하락 전망이 우세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고 있어 쉽게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3거래일 만에 50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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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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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47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3.7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4.65원 오른 1348.3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6원 오른 1346.3원에 개장했다. 지난 14일 새벽 2시 마감가(1349.3원) 기준으로는 3.0원 하락했다. 개장 이후 1340원 초중반대를 등락하던 환율은 오전 11시 53분께 1349.7원까지 올랐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9일(1351.0원)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30일 환율은 1307.8원으로 마감하며 약 9개월 만에 1300원대로 내려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 이후 위안화와 엔화가 급격히 강세를 나타내며 원화도 동조 흐름을 나타내면서다.

하지만 이날 이후 3거래일 만에 환율은 50원 가까이 오르며 다시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분쟁이 재발발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둔화되면서 달러인덱스가 기준선인 100을 넘어서며 101로 올랐다.

여기에 미국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뜨겁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사라지고 11월 빅컷 전망도 소멸되면서 달러인덱스는 102로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다.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도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9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0위안대까지 올랐다.

이날 국내 증시는 1% 이상 상승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0억원대를 순매도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400억원대를 순매수하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역외 바이(매수)가 많다”며 “달러 강세를 쫓아서 네고(달러 매도)가 나오지 않을까 했지만 생각보다 몰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이슈·미 대선…먹구름 낀 환율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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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에 환율 레벨이 많이 낮아지면서 많은 은행과 증권사는 연말까지 1300원을 하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최근 환율이 1300원대로 진입하면서 이런 전망에 더욱 힘을 싣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하반기 전망에 변수가 생겼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 핵 시설 등으로 직접 타격을 꾀하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는 급등하면서 둔화되고 있는 미국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부담은 달러 강세,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오는 11월 5일에 예정된 미국 대선도 연말 환율에 변수다. 민주당이 된다면 환율 급락, 공화당 당선 시에는 환율 급등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일본과 중국의 통화정책 방향성도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 취임 직후에 엔화 가치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여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140엔을 하회하기도 했던 달러·엔 환율은 다시 150엔에 가까워졌다. 중국은 최근 강력한 금리 인하 패키지로 인해 위안화가 초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다양한 변수로 인해 연말까지 환율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은행 딜러는 “계속 이슈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큰 만큼 특별히 레인지를 잡고 있지 않다”며 “이번주는 금통위도 봐야겠지만 추세적으로 미국 지표가 워낙 좋아서 달러 하단이 지지되는 상황이다. 환율이 계속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엔화 강세 발언이 나오게 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도 여전히 있어서 상하방이 막힌 흐름을 지속할 듯 하다”고 전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번주 내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보복을 어떤 식으로 할지가 환율을 움직일 가장 큰 핵심 이슈”라면서 “중국은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에 위안화 강세가 쉽게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지난주 이시바 총리의 발언은 10월 조기 총선 때문에 의도된 발언이라고 보고, 총선 이후에 엔화는 강세로 되돌림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발 리스크와 미국 경기지표 호조는 양방향의 달러 강세 요인”이라며 “다만 침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환율의 연간 상단을 기존 1400원 이상에서 1380원으로 하향한다. 단기로는 국제유가와 엔화가 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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