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최창현 경산중앙병원 과장 ”황혼육아 중 어깨질환 어떻게 관리하나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황혼육아에 나서는 젊은 조부모가 늘면서 이들의 노동 가치를 인정해주는 지자체들이 증가세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경남도·서울시 손주돌봄 사업 시행과 관련해 사회보장협의를 진행, 2년 시범사업 형태로 승인했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더라도 몸은 여전히 고되다. 장년층이 체력적으로 힘든 황혼육아에 나서다 보면 몸 이곳 저곳이 아픈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황혼육아에 나서는 이들 중 어깨,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육아 아이템이 좋아도 귀여운 손주를 안고 업어주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무리를 할 우려가 있다.

특히 아픈 부위가 어깨다. 육아하면서 작게는 3kg, 많으면 10kg 무게의 아이를 자주 안고 드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노화된 어깨 힘줄이 버텨내지 못하여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최창현 경산중앙병원 정형외과 과장의 도움말로 황혼육아에 나서는 부모님들의 어깨를 지키기 위한 솔루션을 알아봤다.

스포츠월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교적 젊은 중장년층에서 어깨 또는 견관절 질환이 증가하는 것을 체감하는지.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진료실을 찾는 비중이 커진 게 느껴진다. 특히 자녀의 출산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덩달아 60대 조부모의 육아가 비교적 늘고 있다. 요즘에는 60~70대에도 손주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평소 체력과 근육 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갱년기 이후 점점 컨디션이 떨어지기 쉽다. 이런 경우 무리한 육아는 체력 적으로 힘들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어깨 등 관절에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젊은 조부모에서 어깨질환이 특히 많다고 하는데. 이는 피할 수 없나.

“아이를 이동시킬 때 특히 앞으로 들어 올릴 때 전면삼각근이나 회전근개 힘줄을 다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를 안는 자세가 아니라도 회전근개 손상의 시작은 대개 팔을 옆으로 벌리거나 머리 위로 올리고 자주 사용하면서 나타난다. 견봉의 전면부에 상완골이 부딪히면서 회전근개가 압박되거나 밀리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비교적 관절에 노화가 적은 젊은 엄마 아빠들이라도 관절에 부하를 주는 반복적인 동작은 부담으로 작용된다. 그러나 젊을수록 근육량이 많고 인대와 힘줄 등 상태가 좋다 보니 중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상이 덜한 것이다.”

-어떤 어깨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나?

“육아 중 발생하는 어깨 질환으로는 회전근개파열과 어깨 충돌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이때 회전근개파열은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구분된다. 외상성 파열은 말 그대로 외부 충격으로 발생한다. 넘어지면서 바닥을 짚거나, 어깨 자체에 손상이 생긴 경우다. 비외상성 파열은 회전근개 위의 견봉이라는 뼈와 회전근개간의 마찰로 인해 발생하거나, 나이가 들어가며 생기는 퇴행성 요인 등이 대표적이다.”

-어깨 통증, 무조건 수술받아야 하는지.

“수술이 정답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손상 정도에 따라 수술 및 재활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비교적 초기의 부상들은 약물과 시술로 다스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손상을 당하기 전에 예방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어깨 질환의 경우 대다수 무리한 동작의 반복에 의해 발생하기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어깨에 무리를 주는 행동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스트레칭과 어깨 주변의 근육 단련도 도움이 된다. 인체는 어깨를 사용할 때 어깨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흉추도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흉추의 가동성을 늘려주는 운동이 유리하다. 또 승모근을 풀어줄 수 있는 상부 승모근 연부조직을 풀어주는 셀프마사지 등에 나서보자.”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회복기간은 얼마나 필요한가?

“당장 급한 수술이 아니라면 자녀들의 일정을 고려해주고 싶은 게 조부모들의 마음이다. 이렇다 보니 아이들이 방학이나 자녀들의 휴가시즌에 본인들의 몸을 케어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경우는 어떠한 질환인지 정확한 진단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오십견이나 초기의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면 비수술적 치료를 병행하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비교적 나중에 관절내시경 등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런데 회전근개의 힘줄이 파열된 경우라면 이미 오랜 기간 증상이 축적된 환자일 가능성이 높아 빠른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때도 파열의 범위가 크지 않은 손상이라면 손주들의 방학시즌까지 몸관리를 잘하고 조심조심 활동해서 수술 일정을 지연할 수 있지만 파열 범위가 크다면 더 큰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회전근개파열은 오십견과 많이 혼동하여 정확한 진단 없이 통증조절만 하다가 손상이 진행되어 진료실로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다. 어깨통증이 있다면 초기에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하자.”

-관절내시경 선호도가 높은데 관절내시경은 어떤 치료방법인가.

“관절내시경은 고화질 내시경을 활용해 관절의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수술하는 방법이다. 특히 어깨 관절내시경수술은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 카메라가 장착된 장비를 삽입, 손상된 부위를 의료진이 직접 확인하면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점액낭을 제거한다. 힘줄과 충돌할 수 있는 부위도 정리한다. 따라서 의료진의 수술 숙련도와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관절내시경은 초음파나 MRI 등으로는 확인이 힘들던 부위도 체크할 수 있어 회전근개파열은 물론 오십견, 석회성건염, 습관성 탈구, 어깨충돌증후군과 같은 어깨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환자는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육아를 하며 어깨 질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활습관은 ?

“육아 시 팔을 벌리면서, 앞으로 모으고 위로 든 자세가 좋지 않다. 말 그대로 아이를 안아 올리는 자세다. 육아에서 빠지지 않는 동작이다. 이런 동작은 어깨 힘줄 손상을 야기하는 나쁜 자세로 꼽힌다. 무리하게 안기보다 팔은 가볍게 몸통에 모아 붙이고, 어깨는 뒤로 젖힌 상태로 들어 올리자.”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