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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단독] “쾅, 방공호 안에서도 공포의 폭발음 들려”…이스라엘 교민 연락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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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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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아이언돔으로도 떨어지는 미사일 파편까지 막을 순 없어요. 제발 우리 집에 떨어지지 않길 빌고 또 빕니다.”

두꺼운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는 방공호 안에 있는데도 폭발음이 그녀의 고막을 때렸다. 천둥 소리는 비교도 안 되는 공포의 울림이었다.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 알람을 보니 다행히 상공에 날아든 미사일은 요격됐다고 한다. 방공호를 울린 굉음은 상공에서 폭발하는 소리였던 모양이다.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멈춘 뒤 방공호 밖으로 나가자 매캐한 연기가 코를 찔렀다. 격추된 미사일 파편에 맞은 차량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연기였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14년째 거주하고 있는 40대 여성 교민 A씨는 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하마스와 전쟁 1년에 대한 소회를 극심한 ‘방공호 폐소공포’라고 토로했다. 남편과 자녀 한 명 등 세 식구가 매일같이 날아오는 미사일로 인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방공호에 의존하는 일상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60여km 떨어진 텔아비브는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로 겹겹이 마련된 방공망으로 보호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가자전쟁 발발 후 1년을 맞은 최근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과 3면전이 펼쳐지면서 대피 경보가 더 빈번해졌고 잊을 만 하면 들리는 전투기 출격 소리에 자신과 가족이 전쟁의 한복판에 있음을 몸서리치게 된다고 토로했다.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대원들이 사용하던 무선호출기(삐삐) 동시다발 폭발, 수장이었던 하산 나스랄라 폭침에 이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사실상 전면전을 시작하면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긴장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A씨는 “크고 작은 충돌이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은 평소와 같이 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비교해 무기 종류도 다양하고 물량도 많으며 타격 정확도도 뛰어나다는 걸 주민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대리세력인 헤즈볼라를 상대로 ‘대청소’에 준하는 작전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5차 중동전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염려도 커지고 있다. A씨는 이란의 다른 대리세력과 달리 헤즈볼라가 세계 최고의 민병대로 불리며 다양한 보복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병력만 최대 6만명에, 미사일만도 20만기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의 로켓포나 미사일 보유량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는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때 걱정이 앞선다”고 전했다.

▶A5면에서 계속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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