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만 모인 여의도 한강공원
얌체족들 몸만 빠져나와 ‘눈살’
돗자리·일회용품 등 나뒹굴어
쓰레기통도 용량 초과돼 악취
해마다 시민의식 실종 되풀이
서울시 “자발적 수거방안 모색”
5일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107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오후 7시20분부터 시작된 불꽃놀이를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한강변에는 자리를 잡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우리도 가져가세요” 5일 오후 11시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잔디밭에 음료수 페트병, 비닐봉투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고, 관람객이 사용한 돗자리가 방치돼 있다. 이날 세계불꽃축제가 끝난 뒤 공원 곳곳에서 버려진 돗자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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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인파가 몰린 만큼이나 축제가 끝난 뒤의 후유증도 상당했다. 관람객이 빠져나간 뒤 기자가 둘러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는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로 참담한 모습이었다.
불꽃놀이 전후로 시민들이 사용한 플라스틱 컵과 배달음식 포장, 술병 등은 바람을 따라 곳곳에 나뒹굴었다. 쓰레기통은 이미 용량을 초과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주변에 시민들이 아무렇게나 던져둔 쓰레기가 이룬 산은 악취를 뿜어냈다. 일부 시민들은 불꽃놀이 중 이용한 돗자리나 일회용 테이블, 의자마저 그대로 버린 채 자리를 뜨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한강변을 찾은 직장인 박지수(32)씨는 “축제를 즐기러 왔다가 이런 광경을 보니 정말 민망하다”며 “각자 조금씩만 더 신경 쓴다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을 것”이라 안타까워했다.
지난 5일 세계불꽃축제가 끝난 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쓰레기통 주변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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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못한 일부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쓰레기 줍기에 나서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김석영(53)씨는 “곳곳에 쓰레기통이 있는데 왜 그냥 자리에 두고 가는지 모르겠다”며 “몇 걸음 안 되는 수고를 나 몰라라 할 수 없다”고 말하며 계속해서 쓰레기를 주웠다.
50대 환경미화원 A씨는 “이번이 네 번째 축제인데, 매번 축제 때마다 각오하고 온다”면서도 “그래도 7년 전 처음 왔을 때보다는 시민 의식이 높아진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6일 오전까지 여의도·이촌 한강공원 일대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약 58t으로 지난해 행사 때(약 70t)보다 17%가량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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