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200달러 관측도…10월 말 유류세 인하 종료
물가 안정 vs 세수확보 고심…정부 "1~2주 내 확정"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1일(현지시간) 이란 미사일들을 요격하고 있다. 아슈켈론(이스라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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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중동 지정학적 긴장 심화로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될지 주목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물가 안정 또는 부족한 세수 확보 등 어디에 무게를 싣는지가 관건이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는 이달 31일 종료된다. 앞서 정부는 중동 긴장에 따른 국내·외 유류 가격 불확실성과 국내 물가 등을 고려해 8월 31일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했다. 인하율은 휘발유 20%(리터당 -164원), 경유 30%(-174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30%(-61원)다.
유류비 부담과 물가 등을 고려한 결과지만 반대급부로 재정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정부가 발표한 세수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유류세가 포함된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11조2000억 원으로 당초 편성 예산(15조3000억 원) 대비 4조1000억 원 모자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30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세수펑크'에 기여한 주요 세목 중 법인세(-14조5000억 원), 양도소득세(-5조80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 마이너스 규모다.
반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6%에 그치면서 2021년 3월(1.9%) 이후 42개월 만에 1%대로 진입했다. 특히 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석유류(-7.6%)가 전체 물가를 0.32% 끌어내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공격을 계기로 중동 내 무력 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67달러(0.91%) 오른 배럴당 74.38달러에 거래를 마쳐 4거래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에만 9.1% 치솟았다. 같은 기간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78.05달러로 이번주 9% 이상 올라 2022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하락세가 감지됐던 8월 유류세 인하 연장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나 지금은 상승세를 탔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더구나 '재보복' 방침을 정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반격하느냐는 향후 유가 추이를 가늠할 핵심 요소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네타냐후가 (이란) 공군 시설 등 군사 시설을 타격하면 이란도 그 정도는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석유, 핵시설을 동시 타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미국도 그것을 가장 우려하면서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것 같다"고 했다.
스웨덴은행SEB은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폭격을 전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우선 정부는 안정 국면에 들어선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유류세 연장 조치를 환원할지, 대규모 세수결손과 물가 등을 의식해 2021년 이후 12번째 연장을 택할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동 사태와 물가·세수 상황 등을 고려해 1~2주 내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중동 사태 관련 국제유가 동향과 물가 등 각종 상황을 보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정해진 것은 없다. 아직 탄력세율 적용 기간이 남은 만큼 1~2주 정도 안에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세종=정호영 기자 (moonris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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