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뇌부 궤멸 상태 빠져
지난달 27일 32년 간 헤즈볼라를 이끌었던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한 데 이어, 후계자까지 곧바로 표적이 된 것이다.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저항의 축’의 주축인 헤즈볼라 수뇌부가 사실상 공백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차기 후계자로 거론된 하셈 사피에딘. CNN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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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영 칸 TV는 지난 3일 사피에딘을 겨냥한 ‘벙커버스터’ 폭격 현장에 사피에딘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사피에딘을 표적 삼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진행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관계자는 “사피에딘이 폭격 당시 다른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들과 함께 베이루트의 지하 벙커에 있었으며, 사망자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앞서 나스랄라 제거 때도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에딘은 나스랄라의 뒤를 이어 차기 헤즈볼라 수장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그는 나스랄라의 외사촌으로, 1992년 나스랄라가 헤즈볼라 사무총장에 오른 이후 집행위원회 조직을 맡아 30여년간 헤즈볼라의 훈련 시스템 등을 전담 관리해왔다.
헤즈볼라 군사조직과 긴밀히 연계돼 있어 2017년 미국의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사피에딘은 이란에서 유학하며 이슬람교를 공부했다. 사피에딘의 동생 압둘라는 이란 테헤란에 헤즈볼라 사절로 파견돼 있다. 이란과 깊은 관계를 맺어온 것이다.
헤즈볼라는 아직 사피에딘의 생사 여부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17일 레바논 동남부 지역에서 무선 호출기 동시 폭발 테러를 가한 이후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며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저항의 축’의 배후 국가인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을 겨냥해 200여발의 탄도 미사일을 쏜 데 이어, 미국도 중동 주둔 병력을 늘리며 이스라엘 지원에 나선 상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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