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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 (일)

24조 잭팟? 체코 원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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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영국 서식스대 과학기술정책학 박사)

핵심요약
체코 경제 규모와 지불 능력, 원전 프로젝트 감당 불가능해
원전 2기 순공사비만 해도 체코 정부 전체 지출 17% 차지
재생에너지 50% 넘긴 유럽, 원전 지어도 투자비 회수 의문
한수원이 원전 건설의향서 체결한 폴란드, 현지에서는 이미 투자 중단
한국 원전,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선거 캠페인에 활용


◆ 홍종호> 한국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된 상태죠. 이 일로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 함께 체코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이 체코 원전이 수조 원대 손실이 우려되는 그러한 상황이라며 계속해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직접 비판했고요. 이 우려, 근거가 뭘까요?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모셔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석광훈> 안녕하세요.

◆ 홍종호> 이번 체코 원전 우선 협상자 지정 어떻게 보십니까? 전체적으로 느낌부터 한번 얘기해 주시죠.

◇ 석광훈> 구소련 시대에 동유럽에서 건설된 원전처럼 마치 지금의 원전 사업도 그렇게 쉽게 저렴하게 진행이 될 것 같다는 기대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체코 입장에서 봤을 때요. 우리 입장에서도 UAE 때처럼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 홍종호> 과거 UAE 바라카 원전을 수출했을 때 말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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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광훈> 네. 많은 사람들이 지금 놓치고 있는 게 금융 비용입니다. 당시 아랍권이 갖고 있는 특징은 이자를 받지 않았다는 겁니다. 반면 유럽이든 미국이든 서구권에서는 원전이 비싸지는 이유가 건설 공기도 지연이 되지만 지연될 때마다 이자에 이자를 계속 물기 때문에 비용이 폭등하는 거거든요. 영국만 하더라도 지금 원전 1기에 지금 40조 원 가까이 육박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안전 규제, 노동 규제, 시장 규제 이런 것들을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그 시장에 들어가는 거라서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있고요.

또 체코도 너무 작은 경제입니다. 인구가 천만 명 조금 넘고 GDP나 정부 지출 예산 전기 소비량 이런 거 다 보면 경기도보다 더 낮은 지역입니다. 그런데 체코도 지금 실제 자기 덩치에 맞지 않게 너무 큰 프로젝트를 하면서 스스로 리스크를 키우는 위험한 상황이에요.

◆ 홍종호> 지금 석 박사님 말씀하시는 거는 결국 체코가 크기가 큰 나라도 아니고 경제 규모가 큰 나라도 아니고 재정 능력이 그렇게 뛰어난 나라도 아닌데, 지금 24조 원 규모의 2기 원전을 수주했다고 하는데 과연 체코 정부가 이 사업에 대한 지불 능력이 있는 것이냐 이런 건데요.

◇ 석광훈> 이게 지금 알려진 그 액수가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거는 원전 1기에 75억 유로, 2기에 150억 유로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 규모냐 하면, 올해 체코 정부 지출이 850억 유로 안팎 정도 됩니다. 원전 2기를 건설할 경우 순공사비만 17%입니다. 정부 지출의 17%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인데요. 체코의 교육 예산과 보건 예산을 합친 거와 거의 비슷합니다.

◇ 석광훈> 올해 우리나라 정부 지출을 보면 보건 예산이 120조 원, 교육 예산이 100조 원이 조금 안 됩니다. 근데 만약에 원전 2기를 짓는 데 200조 원이 나간다, 그러면 그거를 어느 나라가 감당할 수가 있겠습니까.

◆ 홍종호> 우리나라가 결국 돈 빌려주는 거 아니냐 그 얘기는 뭔가요?

◇ 석광훈> 지금 체코가 자력으로 이거를 지불할 능력은 없습니다. 지금 체코도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올해 지출 삭감을 많이 했었고요. 지금 민간 투자자도 지금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바라봐야 할 데는 유럽연합인데요. 유럽연합에서 이른바 EU 택소노미라고 해서 원전을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포함시켰지 않습니까? 근데 지금 간과하고 있는 것은 그게 조건부 포함인 거예요.

크게 두 가지 정도의 조건이 있는데 하나는 사고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할 것. 그다음에 두 번째는 핵폐기장의 정확한 부지와 로드맵을 갖고 있을 것.

◆ 홍종호> 결국 그런 조건을 적용한다고 봤을 때 과연 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근데 저는 궁금한 게 이 체코가 슬로바키아와 더불어 유럽 내에서도 원전 발전 비중이 굉장히 높은 나라예요. 40% 이렇게 되는데 유럽은 대부분 재생에너지를 계속 키우고 올인하잖아요. 그런 국가들이 주변에 널려 있는데 이 두 나라는 경제 규모도 안 크고 전력 소비량도 그렇게 안 많은데 왜 이렇게 자꾸만 원전을 하려는 거예요?

◇ 석광훈> 두 가지 정도의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요. 첫 번째는 지금의 50대 60대 정치인들이 주로 집권 정당들이 젊었을 때 구소련이 저렴하게 지어주던 원전을 20 30대 때 경험을 했을 겁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사람들이 20대 30대 경험을 굉장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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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실제로 그런 면에서는 체코 정부가 원전 건설의 진심은 진심이군요? 그런데 또 체코가 앞으로 계획을 보면 2050년까지 최대 원전 발전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 한편으로 또 재생에너지도 많이 늘리겠다 이렇게 하고 있어요.

◇ 석광훈> 맞습니다.

◆ 홍종호> 이게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입니까?

◇ 석광훈> 아니요.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체코도 이른바 NECP라고 해서 우리의 NDC에 해당하는 국가 에너지 기후 계획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 NDC처럼 유럽연합에다가 탄소 감축 목표와 이행 방안을 제출해야 되는데요. 정권 바뀌고 나서 올해 초에 제출한 것을 보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41%까지 올리겠다고 합니다. 지금은 10% 조금 넘는데요. 만약에 재생에너지가 그만큼 들어오게 되면은 원전을 제대로 가동할 수가 없습니다.

전력 시장은 세계 어디서나 이른바 경제급전의 원칙이 적용이 되는데요. 연료비가 제일 저렴한 순서대로 전력망에 먼저 공급되도록 배치를 합니다. 재생에너지가 41% 들어가고 나서 원전을 나중에 그때 집어넣으려면 들어갈 자리가 별로 없는 거죠. 그럼 원전을 출력을 줄여서 운전을 해야 된다라는 거죠. 프랑스도 이미 올해 들어서 지금 출력감발 원전이 대폭 늘어났어요.

◆ 홍종호> 그 얘기는 프랑스도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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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광훈> 그렇기도 하고요. 유럽연합 전체가 이미 재생에너지 비중이 올해 들어와서 50%를 지금 넘어섰거든요. 태양광 풍력만 해도 30%에 도달했습니다. 유럽은 20개가 넘는 국가가 전력망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거의 한 나라와 같습니다. 그 정도 되면 원전을 마음대로 가동할 수 없게 된다는 거죠.

◆ 홍종호> 결국은 투자비는 전기를 팔아서 회수되는 건데, 그만큼 가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면 이것이 과연 사업성이 있는, 경제성이 있는 사업이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수 있다. 이렇게 요약이 되겠군요.

사실은 우리가 체코 국민도 아니고 체코 정치인도 아니고 진짜 정말 중요한 거는 우리가 이거 수출한다고 하는데 이거 남길 거냐. 이게 말이 되는 사업성이 있는 그러한 투자냐 하는 궁금증이 제일 큰데요. 웨스팅하우스가 계속 지금 지적재산권 관련해서 딴지를 걸고 있다는 얘기는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요?

◇ 석광훈> 우리나라 원전들이 다 웨스팅하우스의 시스템 80, 또는 시스템 80 플러스라는 과거 8, 90년대에 개발된 설계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면 심지어 체코 정부의 인사들도 '우리는 웨스팅하우스의 입장을 이해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원전 기술이라는 게 10년 20년 만에 바로 바뀌어지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30년 40년이 지나도 그 기술의 바탕은 똑같습니다. 그래서 지적재산권 문제는 명백한데요.

다만 한수원이 은근히 기대하는 것은 우리가 과거 UAE에 바라카 원전 수출을 할 때처럼 웨스팅하우스에게 로열티를 주고 일부 기자재를 주면서 그걸로 합의하는 것인데요. 문제는 그때와 지금과 너무 달라진 게, 원전 시장이 너무 안 좋아졌어요.

◆ 홍종호> 전세계적으로 규모가 더 줄었죠.

◇ 석광훈> 또 그 사이에 후쿠시마 사고도 나고 그러면서 원전이 줄어들 대로 줄어들어서 지금 동유럽밖에 지금 남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때만 해도 중동 시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서 굉장히 커질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중동 시장은 없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홍종호> 중동은 재생에너지로 돌았죠. 태양광이 어마어마하니까.

◇ 석광훈> 태양광이 지금 kWH당 10원대입니다.

◆ 홍종호> 러시아, 중국은 자체 시장이고. 자체 개발하고.

◇ 석광훈> 지금 신규 원전 건설되는 걸 보면 3분의 2가 중국 아니면 러시아입니다. 그럼 수출할 남은 시장은 동유럽밖에 없는 거죠. 웨스팅하우스도 더 이상 양보를 못하는 상황.

◆ 홍종호> 지금 이번 계약도 한국으로서는 출혈 경쟁을 해야 되는 거네요. 제가 듣기로는 프랑스는 훨씬 더 높은 가격으로 입찰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 석광훈> 네. 지금 동유럽이라는 시장이 한 2~30년 전이라면 세계 원자력계가 별로 쳐다도 안 보던 시장입니다. 왜냐하면 시장의 규모도 작고 지불 능력도 없고. 그게 레드오션의 특징인데요. 구매자는 아주 악성 구매자만 남게 되는 겁니다. 아무도 살 사람이 없고, 실제 지불 능력이 없는데도 거기라도 막 억지로 출혈 경쟁해서 팔지 않으면 팔 곳이 없는 그런 시장. 그게 바로 레드오션이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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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또 한 가지, 체코 현지 기업이 공사 과정에 60%는 꼭 참여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도 오가는데요.

◇ 석광훈> 네. 그건 총리가 직접 밝힌 거고요.

◆ 홍종호> 로컬 콘텐츠로 확실하게 자기들이 이익을 잡겠다 이런 얘기군요.

◇ 석광훈>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체코도 과거 구소련 시절에 스스로 원전을 만들어본 적이 있거든요. 근데 지금에 와서 보면은 마치 80년대 우리가 포니 자동차를 만들고 그 이후에 자동차를 한 번도 건설을 안 해보다가 제조를 안 해보다가 갑자기 우리가 과거에 포니를 제조해 본 적 있으니까 자동차를 제조해 보겠다 이렇게 나서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지금 체코 입장은 그런 게 있습니다. 우리도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걸 국산화해서 하겠다.

◆ 홍종호> 만약에 이렇게 진행이 된다면 우리가 설사 계약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차포 다 떼고 웨스팅하우스 있고 로컬 있고 이러면 과연 무엇이 남냐라는 의구심을 갖는 건 합리적인 의심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석광훈>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금융 비용. 과거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할 때는 이자 비용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 돈으로 24조 원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시청자 여러분이 지금 여기서 주의하셔야 될 것은 이 비용은 이른바 오버나이트 코스트(Overnight Cost)라고 해서요. 모든 공사를 하룻밤에 마쳤을 때의 비용입니다. 뭐냐하면 여기에는 공사 기간 동안 들어가는 이자 비용이 전혀 나와 있지 않은 겁니다. 그 이자 비용까지 생각을 하면, 그리고 거기에 공사 기간이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되거든요.

◆ 홍종호> 사실 우리가 오랫동안 수출 경제로 먹고 살았고 수출하는 것 자체를 절대로 폄훼하거나 나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봐요. 그런데 과연 지금의 원자력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과연 이렇게 수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냐, 우리 경제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냐의 관점에서 냉철하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말씀을 해 주시려는 것 같은데요.

이런 사업이 K-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될 거라고 얘기합니다. 폴란드에도 원전 수출 수주에 뛰어들었다 이런 얘기 있는데 과거 폴란드 사례는 어떤 겁니까? 이것도 언론에 종종 나오더라고요.

◇ 석광훈> 지난 2022년 10월에 폴란드 부총리가 와서 폴란드 전력공사와 우리나라 한수원 간에 이른바 건설의향서를 체결했습니다. 그때도 지금 국내 언론이 지금처럼 어마어마하게 보도를 했는데요.

우리 언론은 그러고 나서 어떻게 됐는지 아무도 지금 그 얘기를 안 하는데요. 사실은 아무런 진척이 없습니다. 그때 지금 벌써 2년이 지났기 때문에 건설계약서를 지금쯤은 체결했어야 되는데 체결하고도 한참 지났죠. 오히려 현지 폴란드 현지에서는 그때 그 사업에 건설의향서 서명을 했던 전력공사가 이 사업에 대해서 더 이상 투자를 안 하겠다는 통보를 했다라는 그런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 홍종호> 폴란드 현지 언론에서요?

◇ 석광훈>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10개가 넘는 폴란드 언론사들이 6월 말에 그런 보도가 있었고요. 사실상 사업이 현지에서는 끝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럼 폴란드가 그런 걸 왜 했느냐. 폴란드가 지난해 10월에 총선을 했는데요. 이게 폴란드 현지에서나 다른 유럽 언론에서는 이게 선거를 앞두고 한 일종의 선거 캠페인이었다고 봅니다. 사실은 폴란드 당시 정부가 '법과정의당'이라는 집권당이었는데요. 선거를 1년 앞두고 한수원을 포함해서 SMR까지 총 7개의 원전 건설 의향서를 체결합니다. 1기 원전을 건설하는 것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7개를 막 체결 남발을 한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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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선거에 도움이 됐습니까?

◇ 석광훈> 거의 도움이 안 됐고 그 당은 선거에서 패배해서 지금 정권이 교체 됐습니다. 그러고 나서 한수원과 계약한 건설의향서를 체결한 사업에 대해서 사실상 사업 중단 통지를 내리게 된 것도 결과적으로 현재 신 정부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박사님은 전체적으로 전 세계 원전 산업과 시장을 보시니까 여쭤볼게요. 한편에서는 원전이 후쿠시마 이후로 그때 충격이 있었지만 다시 점점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요. SMR라는 혁신적인 기술이 나왔다. 또 미국에서는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시대에 너무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말 많았던 쓰리마일 섬의 원전을 2028년부터 재가동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요.

원전 사고 위험성, 삼중수소 핵폐기물 이런 얘기 이전에 이게 과연 사업이 되는 거냐, 특히 재생에너지로 대변되는 새로운 전력공급원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겠는가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해 주시는 것 같은데 비교를 한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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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광훈> 일단은 건설비와 경제성과 관련돼서 이미 태양광 혁명이 시작이 되면서 태양광의 하드웨어 단가, 그러니까 태양광 모듈 또는 패널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평준화돼 있고 계속 단가가 내려가는데요.

이걸 어디서 볼 수 있냐면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해 말에 세계 각 대륙별로 각 발전원별, 이른바 균등한 발전원가를 평가한 게 있습니다. NCOE라고 하죠. 유럽이나 미국에서 재생에너지가 원전보다 거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진 것, 그거는 많은 통계를 통해서 이미 확인된 거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뭐 그런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할 겁니다.

근데 놀랍게도 지금 중국에서도 원전보다 태양광이 더 저렴하게 나왔거든요. 예를 들면 중국 같은 경우 원전은 kWH당 약 7센트. 우리 돈으로 한 100원 정도가 됩니다. 태양광 같은 경우는 kw당 5센트, 우리 돈으로 한 70원 가까이 합니다.

그러니까 하드웨어 가격은 이미 더 이상 태양광 패널과 원자력 발전소 간 대결을 했을 때 경쟁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고 볼 정도로 쉽게 속된 말로 게임은 끝난 상황입니다. 근데 우리나라에서 하면은 태양광이 비싸고 원전이 제일 저렴한 거로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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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죠.

◇ 석광훈> 우리나라 전력 시장은 1980년대 원전을 국산화 하면서 그 당시 모든 제도들을 원전 위주로 다 재편했고요. 지금 있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이라는 것도 사실은 OECD 어느 나라도 이런 계획경제형 전력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그것도 사실은 80년대 말에 국산화를 하려면 원전의 연속 건설이 필요하고, 연속 건설을 위해서는 인허가가 굉장히 많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거를 단순화시켜야 되고, 그러려면 어떤 게 필요했냐면은 일단 그 당시의 이름은 장기전력수급계획인데 이름이 지금 바뀌었습니다만 그 계획을 통해서 통과를 시켜주고 거기서 통과되면 전원개발촉진법에 의해서 모든 인허가 처리를 정부가 대행 처리해서 속전속결로 원전을 건설하는 거죠.

◆ 홍종호> 결국은 과거 발전원이 제한적이었던 시절에 정부 주도로, 계획경제 주도 방식으로 전원계획을 세웠던 방식이었던 건데요. 이제는 분산형 재생에너지 혁명이 일어나고 특히 기후변화 시대에 이 재생에너지 에너지 전환이 너무 중요하다라고 전 세계가 실천하는 와중에 한국은 경로의존성이 너무 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 석광훈> 맞습니다. 이게 80년대 경제성 모델을 가지고 원전과 태양광을 비교하려니 그 세계와 전혀 다른, 완전히 갈라파고스 섬 식의 계산법이 나오게 될 수밖에 없는 거죠.

◆ 홍종호> 그럼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굳이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시장도 줄어드는 원전에 기대보겠다는 건가요?

◇ 석광훈> 그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인터넷이 대중화될 때 경험과 비교해 보시면 편할 것 같은데요. 90년대 말에 인터넷과 PC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 1999년쯤 미국 포브스지가 인터넷과 PC 혁명 때문에 미국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그후 10년 후가 되면 인터넷과 PC 전력 수요가 미국 전력 수요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다, 그런 보도를 아주 대대적으로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신규 석탄발전을 지금 대규모로 투자해야 된다, 그런 보도인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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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광훈> 근데 그러다가 이 닷컴버블이 2000년을 넘어서면서 꺼지고 옥석이 가려집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은 도태되고 구글이라든가 애플이라든가 이런 식으로 우리가 잘 아는 기업들만 남게 됐는데요. 거품이 무너졌다고 인터넷이나 PC 시장이 죽은 건 아니듯이 지금의 AI와 데이터센터들도 그런 거품을 필연적으로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AI가 지금 아직 많이 부족하고 여러 업체들이 지금 뛰어들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게 되면은 그것도 경쟁에 의해서 줄어들게 될 것 같고요.

◆ 홍종호> 그 말씀은 전력 소비량이 지금 예측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인가요? 아니면 어떤 그쪽에 새로운 기술이 나와서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전력 소비량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말씀인가요.

◇ 석광훈> 세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첫 번째가 일단 조금 시간이 지나면 거품이 꺼질 것이다.

◆ 홍종호> 승자와 패자가 가려진다.

◇ 석광훈> 네. 두 번째는 그 포브스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가는데 왜 그랬냐면은 정보통신 부문에서 에너지 소비 효율 개선 속도가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빠릅니다. 그중에 하나가 반도체에서는 쿠미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뭐냐 하면 반도체의 전산처리 능력이 1kWH를 소비할 때 전산 처리 능력이 18개월, 즉 1년 6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라는 거죠.

◆ 홍종호> 효율이 증가한다는 얘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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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광훈> 네. 그렇게 되면 2010년까지 11년 정도가 지나면 소비 효율이 100배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인터넷과 PC가 그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2~3%밖에 되질 않습니다. AI나 데이터센터도 결과적으로는 반도체 자체의 소비 효율 개선 속도 때문에 그렇게 지금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많이 전력 수요가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거고요.

마지막으로 AI 자체가 갖고 있는 파괴력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되는데요. AI를 학습시킬 때 전기를 많이 쓰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AI가 지금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이 진화를 하게 되면 AI가 정보통신 부문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경제 부문에서의 전력 소비 효율 개선을 최적화시켜주는 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닷컴버블처럼 초기의 기대와 거기에 부응하려는 약간 섣부른 투자들 이런 것들, 그런 시행착오들이 처음에는 많이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과거의 그런 행동 패턴의 일환이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쓰리마일 같은 양상은 그렇게 보편적인 양상이 아니고요.

◆ 홍종호>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버하는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석광훈> 그렇습니다. (웃음)

◆ 홍종호> 체코 원전 수주 얘기하다가 AI까지 쭉 왔는데요. 체코 원전 수주,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거로 보세요? 현 정부에서는 내년 초면은 계약 확정된다, 따논 당상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따논 당상이 될 건지, 되면은 그럼 잘 된 건지. 정리 겸 말씀해 주시죠.

◇ 석광훈> 말씀드릴 것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체코가 내년 10월에 총선이 있습니다.

◆ 홍종호> 그런 거 어떻게 다 꿰고 계세요?

◇ 석광훈> 제가 하는 일이 그거니까요. 그래서 아까 제가 폴란드 사례를 말씀드린 게 그냥 말씀드린 게 아니라 폴란드 사례랑 똑같다라는 겁니다.

◆ 홍종호> 동유럽의 행동 패턴이.

◇ 석광훈> 네. 선거 한 1년 정도 앞두고 엄청난 선거 캠페인을 합니다. 그건 우리가 개발도상국 시절에 우리도 큰 개발 사업하고 새만금 이런 걸로 대선 때 던지듯이.

◆ 홍종호> 새만금이 대표적이죠.

◇ 석광훈> 큰 개발 사업으로 이렇게 여론몰이 하고 하는 거는 우리도 그렇지만 폴란드도 체코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거죠. 그래서 폴란드 체코도 많이 과장을 하겠지만 실제로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결정될 가능성이 없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고요. 내년 3월에 건설 계약을 한다고 하는데 그럼 폴란드는 그럼 어떻게 된 거냐. 건설 협약서 체결한 지가 지금 2년이 넘었지 않습니까? 폴란드 사례를 보면은 딱 뻔히 보인다라는 거죠.

그다음에 폴란드, 체코의 반독점 규제 기관이 있죠. 거기에다가 지금 웨스팅하우스가 클레임을 걸었고 우리나라에도 사실은 똑같이 걸었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는 양국 다 내년 말까지 해결이 안 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폴란드 사례가 거의 비슷하게.

◆ 홍종호> 전개될 수 있다.

◇ 석광훈> 네. 우리나라 전체가 체코의 총선 캠페인 소재로 그냥 소비되고 끝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라는 거죠.

◆ 홍종호> 지금까지 체코 원전 수주 건 관련해서 많은 언론 보도를 봤지만 오늘 석 박사님이 가장 강력한 얘기를 해 주셨어요. 거기에 결국 우리나라가 지금 희생되고 있다 이런 말씀까지 해 주셨는데 한번 보겠습니다.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텐데요.

왜냐하면 우리 국민들께서는 수출에 대해서는 갖고 있는 그 어떤 향수랄까 기대감이 굉장히 크잖아요. 실제로도 그렇게 경제가 현재까지 이 고도성장기에 수출을 통해서 우리가 부가가치를 창출해 왔고요. 또 굉장히 중요한 우리 산업의 핵심 부문이고 하기 때문에 이것이 잘 된다고 하면 참 환영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이 원전 시장의 특수성으로 봤을 때 그런 것을 섣부르게 기대하는 것은 굉장히 실기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을 오늘 굉장히 솔직하게 전문가로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석광훈>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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