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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플랫폼 기업’ 대거 투자한 VC들…기업가치 하락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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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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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10월 4일 16시 1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벤처투자 호황기 시절 플랫폼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실적을 올린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가 역풍을 맞고 있다. 플랫폼 업체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손실 처리는 물론, 이에 따른 관리보수 삭감으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플랫폼 기업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외형을 키워 고객을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왔는데, 추가로 유입되는 자금이 막히면서 구조조정과 사업 축소 등으로 연명하고 있다.

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VC들은 플랫폼 기업들의 자본잠식이 이어지면서 손실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200억원대의 누적 투자를 유치한 퍼플랩스와 퍼플랩스헬스케어가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뮤렉스파트너스 등 투자사들이 감액 처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 수(MAU)를 늘리는 게 필수적이다. 유사 사업을 하는 기업들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업종이다. 벤처투자 호황기 시절엔 풍부한 유동성으로 덩치를 키울 수 있었으나 경기 침체기를 맞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VC들도 펀드레이징이 힘들어지면서 추가 투자가 어려워지자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기준 축산물 판매 플랫폼 정육각,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 명품 플랫폼 발란,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등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에이블리의 구주 투자를 진행 중인 알리바바는 기업가치를 7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에이블리가 해외 기관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할 때 거론된 기업가치(2조원대)의 3분의 1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클래스101, 마켓컬리 등 플랫폼 기업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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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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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호황기 시절 수천억원 단위로 투자한 대형 하우스들에 역풍이 불고 있다. 상반기 실적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는데, 상장 VC 대부분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KB인베스트먼트에 주목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20년(73건·1778억원)과 2021년(106건·2701억원), 2022년(112건·2377억원) 등 3년 동안 70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집행했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집닥,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등이 투자처였다.

이중 부릉은 경영난을 겪으며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했고, 결국 hy(한국야쿠르트)에 매각됐다. 의식주컴퍼니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약 2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번개장터도 같은 기간 약 21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본잠식률 100%가 넘어가는 플랫폼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완전 감액 처리를 진행하고 있고, 이에 따라 관리보수가 삭감되며 하우스들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형 하우스들은 중소형 업체들보다 절대적인 투자량이 많아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피해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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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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