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미국, 브라질 등으로 생산 다각화
전쟁 중동 전체로 확산될 경우 배럴당 100달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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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했음에도 에너지 시장은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있다고 미국 매체인 폴리티코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지난 20년간 미국과 브라질 등으로 세계 석유 생산이 다각화했기 때문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미국 원유 선물 가격은 1일 아침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경고 때문에 처음에는 5% 이상 급등했지만, 공격 이후 빠르게 다시 내려갔다.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목표물에 닿기 전에 대부분 요격됐기 때문이다. 3일 오전에 유가는 배럴당 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3달러 이상 상승했지만, 여전히 지난여름의 80달러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싸움이 전면전이 되는 최악의 상황이 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정도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가격으로 인해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0달러에서 4.50달러 사이로 오를 것이라고 보았다. 미국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일반 가솔린 평균 가격은 갤런당 3.19달러다. 1년 전보다 약 60센트 하락한 가격이다.
원유 가격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3월에 배럴당 124달러에 가까이 치솟았다. 이 때문에 가솔린 가격도 갤런당 5.03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다. 이러한 급등은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경쟁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포인트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다시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미국 석유 생산량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고 남미 국가들의 석유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중동 석유에 대한 시장의 의존도가 완화되었다. 최근에는 중국의 연료 수요도 약해진 데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리비아 및 기타 석유 생산국은 여유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의 중동 사태가 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낙관적이다. 그보다는 오펙플러스(OPEC+)의 다른 국가들이 합의된 생산 한도보다 몰래 더 생산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을 더 많이 하고 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이란 석유 시설 공격 관련해 조언하고 있는지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더글러스 레디커 수석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요 석유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지 않도록 설득하고 군사적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도리어 더 큰 문제는 이란이 다른 중동 국가와 미국을 직접 전투에 끌어들이기 위해 갈등을 상당히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레디커 연구원은 보았다.
이란의 석유 생산이 심각하게 손상되더라도 공급은 하루에 200만 배럴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레디커 연구원은 매일 1억 배럴을 소비하는 세계 시장에서 이는 물 한 방울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이란 석유 파이프가 끊기더라도 글로벌 공급은 하루에 175만 배럴 감소한다"면서 "이것이 전략비축유(SPR)가 존재하는 이유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상당한 양의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이것으로 공급 부족을 메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기관인 클리어뷰에너지의 분석가들은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을 파괴하는 것만으로 국제 원유 가격이 배럴당 86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중동 석유 수출의 주요 통로인 페르시아만 입구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는 배럴당 101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조차도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오바마, 트럼프,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가 안보 및 에너지 관리자를 지낸 랜던 데렌츠는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동하지만, 수년에 걸쳐 충분한 새로운 배송 옵션이 개발되어 해협을 봉쇄하더라도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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