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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 진행에 관여하는 ‘이 단백질’··· 치료제 개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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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류마티스 관절염이 진행되면 손과 손목 등의 변형이 나타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는 핵심 물질을 밝혀낸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교수 연구팀은 ‘겔솔린(Gelsolin)’ 단백질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다량 발생하는 ‘NLRP3 염증복합체’의 활성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일본 니혼의과대학, 오사카대학, 게이오대학 등과 함께 진행된 이 공동연구는 국제학술지 ‘세포사멸과 분화(Cell Death & Differentiation)’에 게재됐다.

겔솔린은 세포의 모양 변화와 이동성 및 세포 사멸 억제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연구진은 이 물질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혈액에선 낮은 농도로 발견된다는 점에 착안해 ‘NLRP3’ 염증복합체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지속적으로 염증이 발생해 관절을 손상시켜 심하면 연골과 뼈의 파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NLRP3 염증복합체는 이런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겔솔린이 결핍된 쥐와 정상 쥐에게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킨 뒤 나타나는 염증 반응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겔솔린이 NLRP3 염증복합체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겔솔린이 결핍된 쥐 그룹은 발과 발목에 부종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관절염 증상을 보였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됐다.

이 같은 결과는 겔솔린이 부족하면 NLRP3 염증복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겔솔린 감소 현상이 질병의 진행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겔솔린이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기능으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겔솔린은 NLRP3와 결합해 염증복합체가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고, 세포 내 칼슘 균형과 미토콘드리아의 안정성을 유지했다. 이처럼 염증 반응을 줄이는 효과를 바탕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서도 겔솔린을 진단 마커와 치료 표적 물질로 활용할 가능성이 열렸다.

김락균 교수는 “겔솔린이라는 단백질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한 이번 연구가 오랫동안 한계에 부딪쳤던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예측과 치료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 겔솔린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연구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염증성 질환의 예측과 치료 효율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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