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한 외국계 투자은행 조사에 착수했다. 주인공은 지난달 15일 ‘겨울이 곧 온다’는 반도체 보고서를 낸 모건스탠리다. 이 회사는 SK하이닉스의 투자 의견 및 목표 주가를 ‘매수’(목표가 26만원)에서 ‘매도’(12만원)로 후려쳤다. D램 메모리 수요가 줄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선행 매매를 했다면 벌을 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맥쿼리 역시 삼성전자를 ‘허약한 반도체 거인’으로 표현하며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낮췄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2일 장중 ‘5만전자’의 수모를 겪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첫째, SK하이닉스는 HBM 최대 용량 36GB(기가바이트)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양산했다. 4분기에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한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시리즈가 내년 본격 출시되면 제품은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다.
둘째,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이 기존 ‘학습’에서 ‘추론’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030년 추론용 AI 칩 시장이 7년 내 24배 성장할 전망이 나돈다. 이런 급성장은 D램 선두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로 이어진다.
셋째, 때마침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깜짝 실적에 힘입어 급등(14.73%)했다. 올해와 내년에 제조할 HBM 제품이 매진됐다는 희소식이 나왔다. 낙관적 가이던스에 반도체 업황 겨울 우려는 다소 누그러졌다.
누구 말이 옳은지는 이달 8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일차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업체 중 가장 선호도가 낮은 종목이라고 저격했다. 만약 리포트가 틀렸다면 이를 믿고 주식을 손절한 투자가의 넋두리는 누가 받아줘야 할까 궁금하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