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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사설] 고비에 선 ‘가자 전쟁’, 확전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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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군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지난해 10월11일 가자지구에서 날아오는 로켓과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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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지난 1일(현지시각) 밤 이스라엘의 잇따른 도발에 대한 보복으로 18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1년 간 계속된 ‘가자 전쟁’이 중동의 두 ‘군사 대국’ 간 정면 대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급해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암시하는 이스라엘에 “비례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가장 큰 책임은 ‘극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호전성을 잘 알면서도 무기 지원을 이어온 미국에 있다. 이스라엘의 폭주를 억제하고 이란에 대한 설득과 압박을 강화해 확전을 막고 휴전으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전화 협의를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대해) 대항 조처를 취할 권리가 있지만, 이는 비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정상들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강력한 반격을 벼르는 모습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 참모총장은 “중요한 표적을 특정해 정확히 공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이 끝나면 권좌에서 내려와야 하는 네타냐후 총리도 “이란은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 등이 주도해온 휴전 협상을 파탄 내고, ‘이란의 참전’을 끌어내려 악의적 도발을 일삼은 쪽은 이스라엘이었다. 이스라엘은 7월31일 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테헤란을 찾은 하마스 최고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를 살해했고, 9월17~18일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삐삐 테러’를 일으켰다. 27일엔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까지 제거했다. 지난해 10월7일 이뤄진 하마스의 선제공격은 끔찍한 폭거였지만, 지난 1년 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퍼부은 무차별 공격으로 무려 4만1천명(이스라엘 희생자 1200명)이 숨졌음을 알아야 한다. 이날 이란이 쏜 탄도미사일 역시 대부분 이스라엘의 방공망과 중동에 배치된 미군에 의해 요격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면 전쟁이 발생하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11월5일 미국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로 인한 비난은 이란이 뒤집어쓰게 된다.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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