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 독립문 앞에서 출정식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문공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0.3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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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육 정근식! 깨끗한 교육감 정근식!”
3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 파란색 모자와 재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과 지지자들 250여 명이 둥둥 북소리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노랫소리와 선거유세 인파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멈춰서 보기도 했다. 이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진보진영이 단일후보로 추대한 정근식 후보가 이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정 후보의 일정에 동행하며 인터뷰했다.
● 독립문 앞에서 “올바른 역사교육할 것”
정 후보의 선거 유세 첫날 첫 일정은 독립문 앞에서의 출정식. 11시 30분경 도착한 정 후보는 선거 유세차로 향하는 동안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거나 사진 촬영을 함께 하느라 몇번씩 걸음을 멈췄다.
연단에 오른 그는 “잠시 저 하늘을 봐달라”라며 “오늘은 하늘이 열린 개천절이자, 이 곳은 사대주의를 헐고 당당하게 독립을 선언한 자리다. 하늘 아래 부끄럽지 않은 진보교육감이 될 것을, 바른 역사관을 강조하는 교육감이 될 것을 선언한다”며 첫 마디를 열었다.
이어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을 왜곡하고 훼손하고 뉴라이트 친일 사관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려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제 이름 정근식, 뿌리를 심는다는 의미다. 올바른 역사교육의 뿌리를 심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를 지낸 정 교수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 후보는 동아일보에 “그동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가리라고 상상해보지 않았는데, 최근 광복절이나 뉴라이트 역사 논란을 지켜보며 결심했다”고 말했다.
출정사에서 경쟁자인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의 공약과 논란 등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정 후보는 “어떤 후보는 중간·기말고사를 부활시켜 50년, 60년 전 입시지옥을 다시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조 후보의 학창시절 학교 폭력 논란을 겨냥하며 “학교폭력을 단호히 분쇄해야 하는데 교육감 후보가 학폭 전력이 있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최근 의대 증원 및 무산된 초등학교 조기입학 정책 등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졸속, 불통, 퇴행’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 “진보 정책 계승과 보완 함께할 것”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10.3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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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의 이날 일정은 역사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출정식을 독립공원에서 연 데 이어 오후에는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묘역을 참배했다. 동시에 이날 △역사 자료센터 설립 △서울시교육청 역사위원회 구성 △‘우리역사 바로알기’ 부교재 만들기 등 ‘역사공약 1호’를 발표했다.
정 후보는 “역사 자료센터는 역사 교육을 목표로 기초 자료를 모아 학생·교사·학부모·시민에게 제공하는 곳이다. 또 자료의 공신력을 위해 교육청 산하에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시교육청 역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친일사관이 포함된 역사 교과서 검정에 대해서도 교육부에 취소 의견을 내거나, 학교 현장에서 채택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첫 거리 유세를 한다. 정 후보는 “청년들이 우리나라의 미래이기도 하고, 교육적으로는 창의적인 역량이나 자유로운 교육을 강조하고 싶어 ‘젊은이의 거리’라는 상징성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전임 조희연 전 교육감 등 진보 진영 교육감들의 정책을 대체로 유지·계승할 방침이다. 최근 교권 추락과 맞물려 제동이 걸린 학생인권조례의 폐지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물론 학생 인권을 위해서는 교권이 먼저 바로 서야 한다”면서도 “학생 인권 강화와 교권 추락은 큰 상관관계가 없다. 학생 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에서 교권 침해 사례가 더 많다거나 등의 경험적 증명이나 자료가 부족해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생 대학 강단에 선 그는 ‘초중등 교육 현장을 모르지 않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그건 상대편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웃었다.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 역시 대학교수이자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어 “지적을 받아들이며 매일 현장의 교사들, 교장선생님들을 만나 지난 10년간 어땠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듣고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그외 ‘학습진단 치유센터’를 설치해 기초학력 부진, 경계성 지능 등을 겪는 학생에게 전문적 진단을 실시하거나,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해 인간다움과 감수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디지털 선도학교’ 등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이전 진보 교육감 정책을) 계승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간 부족했던 부분을 체크하고 보완도 해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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