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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베트남, 파라셀 군도에서 중국이 자국 어민 “잔혹하게 공격”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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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외교부, 중국 거론하며 이례적 비판

경향신문

파라셀 군도 구글 위성 사진.


베트남 정부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자국 어민들이 중국의 법 집행당국에 의해 잔혹한 공격을 당해 부상을 당했다고 공개 항의했다.

3일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팜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내고 “베트남 호앙사 군도(파라셀 군도·중국명 사사군도)에서 조업하던 베트남 어민과 어선에 대한 중국 법 집행 당국의 잔혹한 처우에 대해 극히 우려하고 분노하며 단호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항 대변인은 중국 측이 자국 어민을 때려 다치게 하고 어업 장비를 앞수해 재산상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행위는 베트남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국제법과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외교부는 주베트남 중국 대사관에 이번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중국 측이 신속하게 사건을 조사해 결과를 베트남에 알려주며 비슷한 행위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고 항 대변인은 전했다.

지난달 29일 파라셀 군도에서 조업한 베트남 어선 1척이 ‘외국 선박’ 2척의 공격을 받아 어민 최소 10명이 다쳤다고 베트남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외국 선박 선원들은 베트남 어선을 쫓아 올라타서 선원들을 철봉으로 때렸으며 어민 3명이 공격으로 다리와 팔이 부러졌다.

베트남의 성명은 중국 외교부가 사건을 확인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중국 외교부는 1일 베트남 선박이 중국의 허가 없이 파라셀 제도 주변 해역에서 불법으로 어업을 했으며 중국 당국이 이를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현장 조치는 전문적이고 절제된 상태에서 집행됐으며 부상자는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파라셀 군도는 1974년 중국이 남베트남군을 섬에서 몰아낸 이래로 중국이 실효 지배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 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경향신문

남중국해


베트남 어민을 상대로 한 조치는 몇년 동안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 경비대가 필리핀 어민을 상대로 한 조치와 유사하다.

베트남은 필리핀과 달리 중국 정부와 공개적 충돌을 최소화하며 물밑에서 영유권 다툼 문제를 처리해 왔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에서 군사전초기지를 확장해 왔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이번 사건이 베트남 공산당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베트남 관계의 불확실성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다니엘 켄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센터 연구원 알렉산더 부빙은 3일 엑스(옛 트위터) 게시물에서 “또럼 신임 공산당 서기장이 중국에 이어 미국을 방문한 뒤에 사건이 일어났다”며 “중국은 베트남의 새 지도자에 만족하지 않으며 그는 중국에 덜 관대한 편”이라고 적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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