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정적들조차도 "강경 대응해야"
"미국이 얼마나 이스라엘 지원할지에 따라 달라져"
바이든 "이스라엘 보복 권리 있지만 대응수위 상응해야"
이란, 스위스 통해 미국 등 국제사회 협력 촉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월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등에 대한 변호를 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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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그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강경파 일부는 이번 기회에 이란 핵시설을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지금 당장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해 중동 상황을 바꿔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마비되면서 이란은 그대로 노출된 상태”라며 “지금이 이스라엘에 50년 만에 주어진 가장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주요 야당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도 성명을 통해 이란이 이번 공격에 대해 “중대하고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대응은 강경해야 하며 시리아·이라크·예멘·레바논·가자지구와 이란 자체의 테러 축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네트 전 총리와 라피드 전 총리는 2021년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총리직에서 끌어내린 정치적 라이벌이다. 그런 인물들이 이란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이스라엘의 공격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대이란 전략을 감독했던 전직 고위 관계자이자 현재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펠로우인 요엔 구잔스키는 뉴욕타임스(NYT)에 “이스라엘에서는 군대, 국방전문가, 분석가, 정치인 사이에서 이란의 공격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스라엘 관리 6명과 미국 고위 관리 1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아직 어떻게 이란을 공격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공격 수위는 미국이 얼마나 이스라엘을 지원할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땅속 깊숙이 있는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이란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은 모두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할 권리가 있지만, 상응 보복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스라엘의 군시설을 향해 이뤄졌고, 이스라엘인의 인명피해도 없었던 만큼 이를 넘어서는 보복은 협력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생산 시설을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석유시설 공격은 서방의 장기 경제 제재로 악화한 이란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또 미국 대선을 약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세계 석유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국제사회를 향해 ‘보복의 연쇄’를 일으키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민간인을 향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란이 중동의 긴장을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테헤란에 있는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미국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도 유럽에 이스라엘을 자제시키라고 촉구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이란의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 지역은 큰 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이스라엘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란에 새 제재를 부과하거나 기존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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