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교외의 모습.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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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대규모 보복 공격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하면 재보복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두 나라의 전면전 개시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생산시설과 군사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만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생산시설을 공격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의 핵시설 공격 가능성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선 "임기 막바지인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잘 먹혀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인 공격 대상은 이스라엘의 새해 명절인 로시 하샤나(10월 2일 일몰∼4일 일몰)가 끝나고 정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거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대이란 전략을 감독했던 요엘 구잔스키는 "군과 국방 전문가, 정치인들은 이란의 공격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인들은 지금이 이란에 고통을 줘야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난 2일(현지시간)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죽음을 애도하러 모인 이란 군중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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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중동 분쟁이 촉발되기 전만 하더라도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은 '그림자 전쟁'으로 불렸다. 두 나라 모두 직접 대결을 피하고 간접적인 타격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요인 암살, 사이버 공격으로 이란을 괴롭혔고, 이란 역시 하마스와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양국이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다는 배경도 한몫했다.
그러나 지난 4월과 이번 미사일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 맞대결하는 형태로 전쟁의 규칙이 바뀌면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어려워졌다.
미국은 표면적으론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도, 두 나라가 맞붙어 중동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말려드는 걸 막기 위해 외교적인 노력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방법을 찾거나, 기존 제재의 집행 강화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새로운 지상전을 개시한 것도 변수로 부각된다. 벌써 이스라엘군 8명이 전사했는데,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2006년 레바논 침공 당시의 뼈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34일만에 철수했고, 헤즈볼라는 이를 계기로 오히려 세력을 키웠다.
이스라엘이 벌인 정보전의 위력에 대해서도 새로운 내용들이 공개되고 있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은 1일 CNN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를 겨냥한 정보기구를 만들었더니, 그 수장이 모사드의 첩자였다"며 "간첩을 색출하는 임무의 반탐 요원 20명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아흐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 이란의 핵개발 관련 서류를 훔쳐 이스라엘에 건네기도 했다. 이때 빼돌린 서류를 이스라엘이 공개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촉발시켰다. 이들은 현재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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