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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동부 브릴이더 점령…도네츠크 모두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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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2023년 2월 25일 우크라이나 동부 탄광도시 브릴이더 주택가를 달려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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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이번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방의 탄광 도시 브릴이더를 점령했다.



우크라이나군은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이 며칠째 이어진 러시아군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브릴이더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측면으로 예비 병력을 보내 압박하는 바람에 아군 병력이 포위될 위험에 처했다”며 “철수 결정은 병력과 장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온라인에 공개한 영상에는 폐허가 되다시피 한 브릴이더 시청 등의 건물 위에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는 모습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동부전선에서 잇따라 패퇴해 철군하면서, 결국 애초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세력이 분리 독립을 주장했던 도네츠크 지역이 모두 러시아군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전선에 집중되는 러시아군의 압력을 분산하기 위해 지난 8월 전격적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격하는 ‘깜짝 수’까지 들고 나왔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전쟁 전 인구 1만4천명에 이르던 브릴이더는 근처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탄광 도시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과 동부 전선을 잇는 지점이며, 러시아군의 다음 진격 목표인 교통요충지 포크로프스크에서 불과 50㎞ 떨어진 곳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런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전쟁 초기부터 이곳을 거점으로 자포리자와 도네츠크를 오가는 러시아군을 견제해 왔다.



러시아의 유명 군사 블로거는 브릴이더가 자포리자와 도네츠크 전선의 중간에서 끊임없이 군사적으로 위협이 되던 곳이라며 이번 점령이 “전략적 승리까지는 아니지만 전술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최근 며칠 동안 이곳을 점령하기 위해 융단 폭격을 하다시피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에 강력한 방어 진지를 구축해 지난 2년 반 동안 러시아군의 진격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러시아군의 물량전에 적절한 대응수단을 찾지 못하고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철수는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열세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군은 올해 들어 병력 규모나 무기의 질과 양에서 압도적인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우크라이나는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에 군사 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까지 방문해 “승리를 위해 더 큰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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