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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메네이, 피살 헤즈볼라 수장에 이스라엘 암살 계획 사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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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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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추모하는 집회에 참석한 추모객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최근 이스라엘 공격에 목숨을 잃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나스랄라에게 사전에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비해 대피하라는 권고를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고위 관리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지난달 17일 헤즈볼라 무장대원들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 대량 폭발 이후 특사를 보내 이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당시 하메네이는 헤즈볼라 내부에 정보원을 둔 이스라엘이 나스랄라를 암살하려 한다는 정보를 나스랄라에게 전하고 이란 대피를 권고했다고 이 고위 관리는 덧붙였습니다.

이란 지도자의 긴급한 메시지를 나스랄라에게 전한 사람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작전 부사령관인 닐포루샨이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닐포루샨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본부에 맹폭을 가할 당시 벙커 내부에 있었으며 나스랄라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 나스랄라를 겨냥한 공습으로 그를 살해한 이후 이란 내 안전지대에 대피해왔으며, 2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직접 지시했다고 이란 고위 관리는 말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00기의 탄도미사일을 동원한 공격을 단행하면서,이 공격이 나스랄라와 닐포루샨, 하마스의 하니예 정치국장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나스랄라 폭사 전 약 2주간의 정밀 공습을 통해 헤즈볼라 지도부 절반가량과 군사 조직의 최고위급 지휘관 다수를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나스랄라의 사망이 확인된 후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해 제한적인 지상전을 개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0명의 소식통이 하메네이의 안전과 헤즈볼라 내부, 이란 당국, 그리고 헤즈볼라-이란 간 신뢰 붕괴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또 소식통들은 '저항의 축'의 효율적 운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상황이라는 우려도 언급했다고 통신은 덧붙였습니다.

1980년대 이란 혁명수비대의 후원으로 조직된 대이스라엘 저항 조직 헤즈볼라는 그동안 저항의 축을 대표하는 무장세력이었지만, 나스랄라 사후 이스라엘의 추가 암살 우려 때문에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4명의 레바논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최고위급 성직자인 나스랄라에 대한 성대한 장례 일정도 잡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한 헤즈볼라 소식통은 "누구도 지금 상황에서 장례식을 승인하지 못해 관리들도 종교 지도자들도 그를 추모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웨덴 국방대학의 헤즈볼라 전문가인 마그너스 랜스토프는 "이란은 수십 년간 이어온 가장 큰 투자 대상을 잃었다"며 "이것이 이란을 중심부까지 흔들었다. 또 이란 내부가 얼마나 깊숙이 외부의 침투를 받았는지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헤즈볼라의 군사적 능력 및 지도부 상실로 인해 이란은 이제 대리 세력의 재건 때까지 대사관 및 해외 체류 인사 공격 등의 방법으로 이스라엘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스랄라 사망 직후 이란에서는 내부 첩자를 잡기 위한 대대적인 조사가 혁명수비대는 물론 안보 관련 고위 관리를 대상으로도 진행 중이라고 이란 고위 관리가 전했습니다.

특히 해외여행을 한 적이 있거나 외국에 친척이 있는 사람들이 주요 조사 대상인데, 최근 레바논에 다녀온 혁명수비대원들에 대한 의심의 눈길이 강해지고 있다는 게 관리들의 전언입니다.

나스랄라 암살이 이란과 헤즈볼라 간 그리고 헤즈볼라 내부적으로도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관리의 전언도 있습니다.

그는 "모두를 단합하게 했던 신뢰가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당국에 가까운 다른 관리도 "최고지도자는 이제 누구도 믿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전날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 있는 주거지 '마제흐 웨스턴 빌라'를 공습했는데, 당시 나스랄라의 사위인 자파르 카시르를 포함한 2명의 레바논인이 사망했다고 외신이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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