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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병력 부족한 러시아 “피고인 군대 입대하면 기소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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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입대자 특혜 보장’ 형법 개정안 서명

美 싱크탱크 “러軍 사상자 50만 명에 달해”

앞으로 러시아에선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군 입대 의사를 밝히면 기소가 취소될 전망이다. 더는 재판을 받지 않고 바로 군복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2022년 2월 이웃나라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2년 7개월 넘게 전쟁 중인 러시아는 사상자 급증으로 극심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다.

세계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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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새로 마련된 형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형사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이 군에 입대하는 경우 기소의 효력이 무효화하며 재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개정 형법의 핵심이라고 AP는 전했다.

그간 러시아에선 유죄 선고를 받고 교도소 등에 수감 중인 수형자가 군 입대 의사를 밝히면 석방하는 제도를 시행해왔다. 또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군 입대를 결심하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수사 자체를 종결해왔다. 여기에 더해 이미 기소된 피고인이 군에 입대하기로 한 때에도 특혜를 베풀기로 한 것이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전을 일으킨 뒤 최전선에 투입된 장병 다수가 죽거나 다쳤다. 개전 후 러시아는 인명피해 규모를 공식 발표한 적이 없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2년 7개월 넘는 전쟁 기간 동안 러시아군 사상자가 65만여명에 이른다고 최근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지난 9월 펴낸 보고서에서 러시아군 사상자 수를 약 50만명으로 추정한 바 있다.

전쟁의 장기화에 따라 무기가 동난 러시아는 2023년부터 북한에서 포탄과 미사일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다만 병력 손실은 그런 식으로 보충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정규군이 아닌 민간 기업에 고용된 용병을 활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결국 징집 연령을 낮추고 또 징병 대상이 아닌 중장년층 남성들의 자원 입대도 독려하는 형태로 병력을 충원하고 있다. 앞서 푸틴은 러시아 국방부에 장병 수를 18만명 더 늘리라고 지시했다.

최근 러시아 정부가 내놓은 2025년도 예산안 초안은 국방비가 전체의 32.5%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나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러시아가 엄청난 인명 손실에도 불구하고 징병을 확대하고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림으로써 향후 150만명의 군대를 유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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