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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기침에도 설사에도 일단 ‘큰 병원’으로… 경증환자들 대형병원에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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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감기·장염 등 경증질환의 큰 병원 방문 증가

“경증질환자 ‘동네 병원’ 이용 유도 정책 추진해야”

종합병원 이상의 큰 병원을 찾는 경증환자 수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감기, 장염 등 경증 질환의 환자들이 ‘동네 병원’ 보다는 대형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종합병원 이상급 병원을 이용한 감기, 장염 등 경증질환 환자는 지난해 84만2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3.4%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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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을 필두로 의료계 집단 휴진이 시작된 17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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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형병원을 이용한 경증환자 수는 2019년 161만6000여명에서 매년 꾸준히 줄었다가 지난해 반등한 것이다.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이 벌어진 올해도 상반기까지 경증환자 약 40만7000명이 대형병원을 이용했다. 지난해 1년간의 절반에 달했다.

주요 대도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에서 대형병원을 찾은 경증환자는 2019년 82만1000명에서 2022년 54만5000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약 56만명으로 증가했다.

2022년 대비 지난해 대형병원 방문 경증환자는 경기(152만5000명→161만7000명), 인천(36만6000명→39만명), 대구(22만6000명→24만4000명), 광주(37만3000명→43만1000명), 대전(13만7000명→14만3000명), 울산(23만3000명→25만4000명) 등에서 모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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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 중환자실 앞에서 내원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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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에서 진료받은 경증 질환으로는 대체로 장염,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본태성(일차성) 고혈압 등이 많았다.

실제로 감기(급성비인두염) 환자의 경우 같은 기간 약 1만명에서 2만2000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김미애 의원은 “감기나 소화불량 등 경증질환의 경우 동네 병원을 이용하게 하기 위한 정책을 점진적으로 꾸준하게 추진하되, 정책 추진 시 혹시 모를 부작용이 없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평시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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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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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평일 기준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76.5%였다.

이는 전공의 집단 사직 전, 평시라 할 수 있는 올해 2월 1∼7일의 병상 가동률(78.8%)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이후 점점 떨어지다가 6월(평일 기준)에 68.6%까지 내렸으나 이후 다시 오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일반병실의 병상 가동률도 최근 두 달 사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인들 덕분에 의료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며 “종합적인 정책 지원 방안을 추가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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