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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남북 통일땐 매년 300조 번다"…한국이 살길은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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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MT리포트] 우리의 소원은 통일?④

[편집자주] 헌법 3조는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우리와 '적대적 두 국가' 관계임을 천명했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통일을 포기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20대 절반 가까이가 "통일할 필요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통일의 꿈을 접어선 안 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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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과 국회예산정책처 등이 남북한 경제 격차, 통일에 따른 부담과 효과를 분석한 자료.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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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통일은 경제적 부담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내륙 화물운송을 통한 물류비 절감과 중국 동북 3성(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인근 1억3000만명의 경제권 개척, 북한 인프라 개발 시장 창출 등이 누릴 수 있는 효과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남북한이 통일을 할 경우 현재 한국이 직면한 여러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저출생·고령화·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이 살 길은 경제영토를 늘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남북한이 자유 민주주의 기반 통일을 한다면 우리나라가 북한 내 열악한 인프라를 개발하면서 얻는 효과는 막대할 것"이라며 "여기에 중국 동북 3성 1억3000만명의 경제권을 공유하는 엄청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통일이 비용보단 경제적 가치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2020년부터 2060년까지 매년 103조원씩 총 약 400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통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같은기간 연평균 321조원씩 총 1경4451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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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며 북한을 향해 남북 당국간 실무차원의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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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급진적 체제 붕괴로 통일이 급작스럽게 찾아올 경우 경제적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서독 통일 당시 독일의 경제적 부작용을 교훈 삼아 통일 전부터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제언했다.

독일은 1990년 10월3일 통일 당시 서독은 동독보다 3~4배 경제적으로 잘 살았다. 통일 초기 서독이 동독의 경제적 수준을 자신들의 수준까지 급격히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독일은 10년 가까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통계청이 내놓은 '2023 북한의 주요통계지표'를 살펴보면 북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약 36조2000억원에 그쳤다. 한국의 60분의 1수준이다. 1인당 국민소득 격차는 30배, 무역액 격차도 892배에 달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일이 됐을 때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통일 전부터 남북한이 경제 연합 형태의 협력을 진행해야 한다"며 "남북한은 물론 일본, 중국과 동북아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면 통일 전 평화공존 체제도 자연스럽게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EU(유럽연합)처럼 경제 공동체를 만들면 싸우려고 해도 싸울 수가 없다"며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높이면 전쟁을 피할 수밖에 없는 게 유럽을 통해 증명됐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 체제 붕괴로 통일이 다가오면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간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현재 진보는 평화만을 강조하고 보수는 김정은 체제 붕괴에 따른 자유민주주의 기반 통일을 주장한다. 평화와 자유민주주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게 바로 통일 전 남북한 경제 연합 형태의 협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통일 전문가는 통일 전 남북의 경제 협력이 '개성공단' 방식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한의 기술력·자본력과 북한의 값싼 노동력이 결합하는 형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이 통일 전 비핵화 약속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북한 내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 글로벌 자금이 유입돼 개혁이 이뤄지고 자연스럽게 한국의 체제 우위가 입증될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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