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MT리포트] 우리의 소원은 통일?③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하고 전투원들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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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다른 국가인가? 국가 내 반란세력인가?
우리 사회는 이 질문에 70년 넘게 답을 하지 못했다. 3년이나 이어진 국제적 전쟁을 수 십 년이 지나도록 '6.25'란 발발 날짜로 부르는 옹색한 현실이 그 결과다.
6.25에 제대로 된 이름을 붙이는 건 북한에 대한 개념 정립부터 시작해야 한다. 6.25에 대한 명명을 계기로 북한을 어떤 존재로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6·25는 외국에서 '한국전쟁'(The Korean War)으로 불린다. 타자의 시각을 반영한 명칭이다. 북한은 '조국해방전쟁'이라고 부른다. 자신들의 통치 정당성을 부여하며 철저히 편파적으로 붙인 명칭이다.
미국은 1861년 발발한 남북전쟁을 '내전'(The Civil War)이라고 부른다. 미국은 노예제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일어난 이 전쟁을 내전이라고 명명함으로써 미 연방 내 충돌임을 분명히 했다. 누가 잘못했고 누가 승리했는지 등의 내용은 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6.25에 대한 명명 논의가 이념 논쟁으로 번지면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얼마나 우리가 북한에 대한 논의에 취약한지 분단의 원인이 된 전쟁의 명칭조차도 합의를 못 한 것에서 드러난다"며 "각자의 이념과 역사관을 반영해서 해석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념을 넘어서서 치열한 논쟁을 통해 합의를 해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데올로기를 배제하고 사실에 기반해 남북 분단이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원인은 무엇인지 역사적 사실부터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롭게 정립해야 할 명칭에 대해서는 의견이 제각각이다. 변상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6·25를 넘어 '자유수호전쟁'과 같은 개념을 정립하면 단어 자체로 북한을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으로 들인다는 의미가 내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통일 전문가는 "미국과 같이 '남북전쟁'이라는 표현으로 가장 중립적인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며 "북한이 우리 민족이고 결국 함께 가야 할 존재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제전이라는 점이 더 강조되는 '한국전쟁'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남침이라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미국이 아시아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분단시킨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국일 논란과 마찬가지로 6·25전쟁에 대한 명칭 문제도 학문·역사적 관점에 따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치열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6.25전쟁 74주년인 25일 오후 연평도 해변에서 바라본 북녘의 모습이 고요하게 보이고 있다.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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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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