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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밸류업 지수 발표 일주일…증권가는 '탈락주' 주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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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지수, 첫 산출일 2.8% 하락…비판 여론 여전
증권가 "하나·KB금융 등 지수 미편입 종목 투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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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장 마감 후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공개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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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베일을 벗었지만 공개 일주일 만에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밸류업 공시를 냈거나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으나,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문제가 지적되거나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기업들도 포함되면서 선정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다.

이 와중에 증권가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을 주시할 기회라면서 '밸류업 탈락주'에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정부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종목을 중심으로 증시 부양책을 펼치는 것에 대한 안정감보다, 미편입 종목이 향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는 순간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기대감에 베팅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평가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첫 산출일인 지난달 30일 'KRX밸류업 지수(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28.6포인트(2.80%) 하락한 992.13에 마감했다. 2일 장에서도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0.95% 내린 982.73에 거래 중이다. 밸류업 지수의 기준 시점은 올해 1월 2일로 기준 지수는 1000임을 고려하면 시작부터 삐끗한 결과다.

KRX밸류업 지수의 약세는 최근 국내 증시가 외인의 수급 이탈로 약세장 위주의 분위기가 형성된 까닭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 종목들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형주들의 침체가 밸류업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0일 각각 4.21%, 5.01% 하락했다. 두 종목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개별종목 비중 최대 상한선인 1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낙폭은 코스피(-2.13%)는 물론 코스피 200개 종목을 담은 코스피200(-2.59%)보다 과했기 때문에 첫날 결과에 대한 체감하락률이 더 높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는 근거 역시 여기에서 비롯됐다.

증권가에서도 지수 미편입 종목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지수에 편입되는 순간 모멘텀은 물론,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주주환원율을 보다 높이는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적극적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들에 대한 긍정 리포트도 연이어 발간되고 있다. 2일 NH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의 목표가를 8만6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전화위복의 기회'라는 리포트를 낸 게 대표적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열위 요인이던 자본비율이 3분기에 뚜렷하게 개선될 예정"이라며 "경쟁사보다 높은 기말 배당수익률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전향적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에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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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는 KB금융과 함께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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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는 KB금융과 함께 이번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종목 중 의외라는 평가를 받는 곳으로 꼽힌다. KB금융은 지난해 높은 비율의 주주환원을 시행했으며, 밸류업 공시를 전 기업 최초로 예고했다. 하나금융지주도 30%대의 주주환원율과 6% 내외 배당수익률을 제시하며 밸류업 예고 공시를 한 바 있다. 그러나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 미달로 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이에 정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10월 실적 발표일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을 발표할 예정이며, 개선된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지수 편입을 위해 적극적 자본 정책을 밝힐 것"이라며 "올해 주당순자산가치(BPS)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4배에 불과해, 0.5배를 웃도는 경쟁사(KB, 신한)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되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 전망대로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펼쳐 향후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다면 지수 편입에 대한 호재를 넘어 증시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매해 6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정기 변경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인지한 듯 구성 종목의 연내 변경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올해 안에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에서 제외된 종목은 편입을 위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주주환원 의지를 경쟁적으로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며 "적절한 투자 시점은 기업과 투자자의 소통이 활발해지는 3분기 실적 발표 기간 또는 내년 주주총회 시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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