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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79억 군사 퍼레이드…상기된 대통령은 “북 정권 종말”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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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10월1일 서울 광화문 광장 관람 무대에서 주한미군 제대 행진 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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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날 “군사독재 시대의 유물”이라는 비판 속에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국군의 날 서울 도심 시가행진을 진행했다. 선글라스를 끼고 사열에 나선 윤 대통령은 상기된 표정으로 여러차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윤 대통령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을 주재하며 “북한 정권은 여전히 퇴행과 몰락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오직 권력 세습만을 추구하며 주민들의 참담한 삶은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북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기념식에는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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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사열차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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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 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했던 윤 대통령은 올해도 “북한 정권 종말의 날” 같은 거센 표현을 사용해가며 ‘김정은 체제’를 직접 겨냥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최근에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마저 부정하고 있다”며 강경해진 북한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연대하여, 우리의 안보태세를 더욱 강력하고 확고하게 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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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열린 1일 6·25 참전용사 등을 태운 차량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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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서울 숭례문에서 광화문까지 이어진 국군의 날 시가행진도 주관했다. 2013년 이후 중단됐던 시가행진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시행한 것으로, 전두환 신군부가 통치하던 5공화국 이후 처음이다.



이날 국군의 날 행사에는 79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99억원을 썼다. 3천명 넘는 장병이 동원된 이날 행사에 대해 참여연대와 ‘전쟁 없는 세상’ 등 시민단체들은 논평을 통해 “군사독재 시절 권위주의적 발상으로 기획된 군사 퍼레이드로 예산 낭비와 시민의 불편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시가행진에 앞서 진행된 카퍼레이드에는 6·25 참전용사인 류재식씨, 북한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 등 유공자와 유가족 8명도 참여했다. 이들은 카퍼레이드 뒤 윤 대통령과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 마련된 무대에 함께 올랐다. 이어진 군부대 시가행진에는 장갑차 등 군용차량에 탑승한 장병 가족들도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시가행진이 마무리될 즈음 대형 태극기를 앞세운 채 종착 지점인 광화문 월대까지 행진했다.



윤 대통령 일행이 월대에 도착하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기념 비행을 했고, 대형 태극기가 풍선에 달려 광화문 상공으로 떠올랐다. 대통령실은 한국전쟁 개전 직후 북한에 빼앗긴 서울을 1950년 9월28일 해병대가 수복해 태극기를 게양한 장면을 재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단상을 에워싸고 도열한 장병들을 향해 “국군 통수권자로서 장병 여러분을 무한히 신뢰하고 국민과 함께 힘껏 응원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뒤 행사장을 떠났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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