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콘텐츠 1.1억개 불법유통
中 드라마 등으로 숏폼 영역 확장
표절·문화 탈취 논란도 더 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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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플랫폼에서 100만 조회 수를 넘은 3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한국의 인기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이 여과 없이 나온다. 영상은 한국어 대신 중국어로 더빙돼 있다. 작성자의 계정에는 온갖 ‘K드라마’가 1분 안팎으로 편집돼 게재돼 있다. ‘더 글로리’가 편성된 넷플릭스는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무심코 숏폼을 넘기다 보면 이 같은 K콘텐츠 무단 도용 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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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중심으로 한 숏폼 플랫폼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면서 국내 인기 콘텐츠를 겨냥한 저작권 침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발생한 영화·방송 분야 K콘텐츠의 불법 유통량은 약 1억 1082만 개로 이 가운데 중국어로 유통된 비중이 전체의 60.8%(약 6740만 개)에 달했다. 중국어로 된 K콘텐츠 불법 유통량은 2022년 약 9253만 개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비중은 오히려 44.3%에서 60.8%로 더 늘었다.
과거 불법 사이트 등을 통해 은밀히 이뤄지던 저작권 침해 영상은 숏폼으로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다. 틱톡, 유튜브 쇼츠 등 숏폼 플랫폼에서는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예능·공연 영상 등 한국산 콘텐츠가 1분 내외로 편집돼 퍼져나가고 있다. 중국어로 자막을 달거나 제목을 입힌 경우도 허다하다.
숏폼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다 보니 이용자 유치를 위해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져 손쉽게 영상을 가공하면서도 조회 수를 높일 수 있는 기존 인기 영화·드라마가 표적이 된 것이다. 한국 웹툰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끈 영상 등을 편집해 올리는 콘텐츠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은 데다 플랫폼 주도 경쟁 탓에 단기간에 숏폼 내 저작권 침해 문제가 해결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나마 중국 정부가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단기간에 짧게 편집돼 빠르게 유통됐다 사라지는 숏폼 특성을 고려하면 대응이 쉽지 않다.
여기에 최근 중국이 드라마로 숏폼 영역을 확장하면서 표절 및 문화 뺏기 논란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 숏폼 드라마 앱들의 드라마를 보면 출연자는 중국인이지만 마치 한국인처럼 짜장면을 먹고 있거나 한복을 입은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드라마를 공급하는 앱이지만 ‘K드라마를 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소한의 제작비로 빨리 만드는 숏폼 드라마 특성상 콘텐츠 간 베끼기가 활발할 수밖에 없다”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콘텐츠 소개 이미지의 글자까지 한국어처럼 바꿀 수 있어 해외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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