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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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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 올해 배당여력 '확'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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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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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자본건전성이 확보된 보험사에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고객이 보험 계약을 해지할 때 돌려줄 수 있도록 보험사가 미리 쌓아두는 돈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해당 보험사 입장에선 배당 재원이 줄어들게 된다. 제도 개선안이 시행되면 재무 상태가 튼튼한 보험사의 경우 준비금 적립 비율이 현행 대비 80%로 줄어들게 되고, 보험업계는 연간 3조원 이상의 배당 여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위원회는 "일정 자본건전성 조건을 충족하는 보험회사에 한해 종전 회계 기준(IFRS4) 적용 시와 유사한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약환급금 준비급 적립 비율을 조정하기로 했다"며 "연내 새로운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2024 사업연도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자본건전성을 충실히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현행 대비 80% 수준으로 낮춰주기로 했다. 자본건전성의 기준은 지급여력 비율(K-ICS·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이다. 지급여력 비율은 보험사의 가용자본(지급여력 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 기준 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의미한다. 올해는 지급여력 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5년간 기준을 10%포인트 하향 조정해 지급여력 비율이 150%인 보험사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요 보험사들은 올해 곧바로 제도 개선안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화재(280.1%)와 DB손해보험(229.6%), KB손해보험(202.4%), 메리츠화재(226.9%)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지급여력 비율이 200%를 넘었고, 삼성생명(212.8%)과 미래에셋생명(207.2%) 등 주요 상장 생명보험사들도 기준치를 웃돌았다.

이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이 늘면서 당기순이익 대비 주주 배당과 세금 납부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해당 준비금은 법정준비금으로, 상법상 주주 배당가능이익 산정 시 차감돼 배당이 제한되고,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돼 세금 납부가 일정 기간 이연된다.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2022년 9조2000억원에서 2023년 13조4000억원으로 4조2000억원 늘어난 반면 법인세는 같은 기간 3조4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줄었다. 이는 보험사들의 해약환급금 준비금 누적액이 2022년 말 2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2조2000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보험사의 해약환급금 준비금 누적액은 올해 상반기 말 38조5000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자본건전성을 충실히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주주 배당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법인세 측면에서는 손금 인정액이 감소해 보험사들의 납부세액이 현행 대비 일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보험사 실적을 토대로 제도 개선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보험사 전체 배당가능이익은 3조4000억원 증가하고, 법인세 납부액은 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개선 방안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한 주주 배당과 보험사들의 장기적인 자본건전성 관리, 당기순이익에 상응하는 납세라는 세 가지 정책적 목표 간 균형점을 모색한 결과"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정부의 증시 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 적극적인 주주 환원을 주문받는 상황이지만 보험업권은 금융지주와 은행 등 타 업권과 비교해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는 데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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