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경찰서장-30]박주혁 서초서장 "국민 원하는 서비스 제공할 것"
박주혁 서울 서초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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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고객은 국민입니다.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생각입니다."
경찰에서 '대민 서비스'라는 개념이 조직 바닥까지 닿지 않았던 2013년. 당시 경찰청 미래발전담당관실 고객만족계장은 발품을 팔아 기업들을 만났다. 민간 기업의 '고객만족 서비스'를 배우기 위해서다. 그렇게 익힌 서비스 정신을 치안 만족도가 낮은 경찰서에 찾아가 전파했다. '경찰도 대국민 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득하면서다.
일명 '전국 시책 자랑 대회'는 그가 5년간 공들였던 행사다. 전국 경찰서 200여곳이 참여해 계급에 관계 없이 수사, 교통, 범죄예방, 112신고 등 분야에서 고객만족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경찰이 왜 '고객 만족'에 힘써야 하는지 내부 공감대가 쌓이기 시작했다.
2013년 4회 대회 대상작은 당시 치안 만족도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던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1위로 끌어올렸다. 경찰관이 관내 주택에 순찰카드를 배포하고 언제 순찰을 다녀갔는지 기록하는 제도다. '자는 동안 경찰관이 다녀갔다'는 사실을 확인한 주민들은 안심할 수 있었다. 전국 80여개 경찰서에서 이 제도를 벤치마킹했다.
박 서장은 "사실 기본 업무를 얼마나 내실 있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이 느끼는 체감 안전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관내 주민이 우리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대응하면 아쉬운 사례들도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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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 '나의 사건 알림' 서비스 시작…위기협상요원 양성, 극단적 선택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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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가 시범 운영 중인 '나의 사건 알림' 문자 대화 재구성.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
'체감 가능한' 치안 역량에 힘썼던 당시 고객만족계장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8월말 부임한 박주혁 서초경찰서장 이야기다. 박 서장은 경찰청 정책분석계와 자치경찰기획계를 거쳐 서울경찰청 자치분권위원회 자치경찰과장, 경찰청 인재선발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서초서에서도 대민 서비스를 보이겠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법원과 검찰청 등 법조 단지가 있는 서초구 서초동에는 변호사 사무실들이 밀집해 있다. 서초서가 접수하는 고소·고발 건수는 전국 최상위다. 형사과는 1개인데 수사과는 3개다. 그만큼 '민원'이 많다.
서초서는 최근 '나의 사건 알림'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서초서 경찰이 고소인, 진정인, 변호사에게 '사건 접수-참고인 조사-대질조사' 등에 이르는 사건 진행 단계마다 문자를 준다. 사건을 접수한 뒤 수사 절차를 쉽게 확인 못하는 고소인을 위해서다. 아직 시범 운영 단계지만 현장 반응이 뜨겁다.
서초서는 또 자살 기도자에 특화한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양성한다. 대체로 인질강도·납치·감금·테러 사건에 투입하는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자살 기도 사건에 투입하는 것이다. 한해 서초서가 접수하는 자살 관련 112신고는 900여건에 달한다.
박 서장은 "지자체의 여러 심리 회복 제도와 연결해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전문성을 조금이라도 더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혁 서울 서초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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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동료들'도 서장의 고객…"경청 또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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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혁 서초서장이 직원들과 함께 도시락 오찬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서초경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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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동료들도 그의 고객이라는 게 박 서장 소신이다. 팀워크가 좋아야 국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드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서장은 10년 전 고객만족 컨설팅에서 배운 GWP(Great Work Place·일하기 좋은 직장) 슬로건을 수시로 되새긴다고 했다.
서초서 직원들과 '도시락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서초서 뒤쪽 몽마르뜨 공원에서 직원 10명과 오찬을 한다. 지구대와 파출소에서는 순찰팀과 '아이스크림·커피 간담회'를 열었다. 오는 11월까지 모든 직원을 만날 예정이다.
박 서장은 "서초서에 젊은 직원들이 많다. 눈높이를 맞추고 동료들이 신명나게 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어려운 일이 생기겠지만 서로 맞추다보면 해결할 수 있다. 동료 목소리를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박주혁 서초서장이 지역경찰 직원들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서초경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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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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