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남 母女 살해’ 박학선에 사형 구형...“극단적 인명 경시”

1심 선고는 11월 1일

검찰이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학선(65)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강남 오피스텔에서 모녀 관계 여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피의자 박학선(65)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는 3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학선에 대한 검찰 구형 의견 등을 듣는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박학선은 수의를 입고 재판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이 사건은 교제하던 여성이 피고인의 집착과 포악한 성격 등을 이유로 이별을 통보하자 교제 여성은 물론 딸까지 무참히 살해한 극단적 인명 경시의 살인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최근 심각해지는 연인 간 범죄에 경종을 울려야 될 필요가 있는 사정 등을 감안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도 재판에 나와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라며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피해자와 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법이 정한 가장 중한 형벌을 내려주길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박학선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지만 미리 범행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날도 “피고인은 (범행에 대해) 자백하고 있고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을 반복했다.

박학선은 지난 5월 30일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과 교제하던 60대 여성 A씨와 그의 30대 딸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사위가 “아내가 칼에 맞았다”는 취지로 신고를 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모녀는 이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결국 숨졌다.

박학선은 A씨로부터 “가족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별을 통보 받자, 피해자들의 사무실로 따라 올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박학선은 딸 B씨를 먼저 살해한 뒤, 도망가는 A씨를 비상계단 통로까지 쫓아가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범행 이후 박학선은 택시 등을 타고 도주했지만, 범행 13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박학선의 얼굴과 이름·나이 등을 공개했다.

박학선에 대한 선고 기일은 11월 1일로 잡혔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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