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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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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울·불안장애’ 아동·청소년 5년 새 급증…자살도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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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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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이윤하(9·가명)양은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검사 결과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진단받았다. 부모가 이혼하기 전 윤하는 아버지의 폭력적인 모습 등을 자주 목격했는데, 어머니는 당시 기억이 윤하의 우울증과 거친 언행 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한다. 윤하의 동생은 초등학교 입학 뒤 수업시간에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등 문제행동을 했다. 이 때문에 윤하의 어머니가 동생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되자 윤하도 동생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거나 학교에서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보였다. 윤하의 동생은 심리치료를 통해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윤하도 이달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지원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30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아동·청소년 우울증 및 불안장애 현황’을 보면, 최근 5년 사이 윤하처럼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는 아동·청소년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우울증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7~18살)은 5만3070명으로 2018년(3만190명) 대비 75.8% 증가했다. 지난해 불안장애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은 2만8510명으로 2018년(1만4763명) 대비 93.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아동·청소년 3만8315명이 우울증, 1만8692명이 불안장애 진료를 받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7~12살의 우울증·불안장애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우울증 진료를 받은 7∼12살은 5345명으로 2018년(2499명)보다 113.9% 증가했다. 지난해 불안장애 진료를 받은 7∼12살은 5895명으로 2018년(2492명)에 견줘 136.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연령층의 우울증 증가율 38.5%이나 불안장애 증가율 28.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악화는 자살률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진숙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학생 자살 현황’을 보면,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자살 사망자는 214명으로 집계됐다. 이전까지 최대치였던 2009년(202명)보다 12명 많은 역대 최대치다. 올해도 8월29일까지 학생 148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교육부가 파악한 2018∼2024년 학생 자살 사망자의 자살 원인(중복 집계) 1711건을 보면, ‘정신과적 문제’(277건)가 원인 미상(356건), 가정 문제(349건) 다음으로 세 번째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양극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 코로나19 영향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최정원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아청소년정신과장은 “최근 아동·청소년을 상담해보면, 양극화에 따라 사회·경제적으로 다른 아이들과 출발선이 다르고 이를 스스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데서 불안과 우울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런 격차를 쉽게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종익 강원대 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코로나19가 사회 전반적으로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아동의 정신건강은 가정 내 상황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는데, 코로나19 시기 가정 내 성인의 정신건강이 악화했고 이것이 아이들에게도 나쁘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진숙 의원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해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 및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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