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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무엇이 30%를 점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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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예측의 정확성 싸움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두고 누구 말이 맞을지 결과는 미래 시점에 도달해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초 글로벌 수많은 자동차회사와 각종 연구 기관 및 전문가들이 쏟아낸 2024년 세계 자동차 예상 판매 대수는 평균 9100만대 내외다. 이 가운데 EV(PHEV 포함)는 2000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상반기 뚜껑을 열어보니 EV는 716만대에 그쳤다(SNE리서치). 동일한 물량이 판매된다면 올해 1400만대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EV 판매가 1,397만대였음에 비춰보면 성장이 정체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10년 후를 전망하라면 응답은 제각각이다. 10년 후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1억대를 넘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1억대 중에 EV 비중은 얼마나 될까? EV 중에서도 BEV, PHEV 구성비는 어떻게 이뤄질까? 불행(?)하게도 10년 후를 내다본 보고서는 거의 없다. 전망이 쉽지 않은 탓이다. 그 사이 기후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을 수 있고, 에너지 전환도 속도 조절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내연기관 선호도가 여전히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반면 오히려 전환이 빠를 수도 있다. 따라서 10년 후는 너무 먼 이야기로 들린다.

하지만 기업에 10년은 가까운 시간이다. 완성차 1대를 개발할 때 평균 5년이 소요되고, 등장 후 충분히 판매하는 기간이다. 소폭의 디자인 변경을 거치면 판매 기간은 더 늘어난다. 그렇다면 2035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몇 대나 되고 그 중 EV 비중은 얼마나 될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EV로 예측했다. 그런데 2035년에 내연기관을 포함한 전체 판매는 예측하지 않는다. 1억대 중에 EV가 5000만대인지, 아니면 9000만대 중의 4500만대인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유럽이 2035년에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할 것이란 점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이 내연기관 지속 방향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빠른 전환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 하지만 오히려 산업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여기서 각 기업의 고민이 시작된다. 정답 없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야 하는 데 변수가 너무 많다. 자유무역이 보호무역으로 바뀌고 전기 에너지를 포함해 수송 에너지의 다양화가 추진되는 탓이다. 그럼에도 예측은 해야 한다. 한번 만들어진 물줄기의 폭이 넓어지기를 기다리다 진출하면 이미 늦을 수 있어서다.

각 기업의 얘기를 들어보면 흥미롭다. 어떤 기업은 2035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여전히 1억대를 넘지 못하되 EV 비중은 30% 정도를 본다. 반면 어떤 곳은 1억2000만대를 예측하며 EV 비중은 2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숫자로 보면 전자는 EV가 3000만대이고, 후자는 2400만대 수준이다. 물론 1억대 중의 5000만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쏟아진다. 최근 각 기업의 EV 생산 및 전략은 대부분 내부 분석에 근거하는데 나름대로 수많은 보고서와 각 나라의 정책 동향, 그리고 국가 간 갈등을 모두 파악 후 2035년을 파악하려 애를 쓴다. 그리고 전망은 매우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래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전망을 수정하는데 이때마다 곤혹스럽다. 완성차기업의 예측이 변할 때마다 공급망에 포함된 부품기업도 따라야 하는 탓이다.

그래서 글로벌 각 기업에 미래 전략은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무엇보다 변수 파악이 완벽해야 한다. 변수에 따라 전략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변수는 EV를 캐즘으로 보느냐 아니냐다. 요즘 자동차회사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캐즘이냐고 자꾸 물어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말 캐즘일까?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무척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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