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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 계약 후 4개월 넘게 미등기 1241건…집값 띄우기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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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이상거래 조사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후 4개월이 지났는데도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지난해부터 1200건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계약 후 2~3개월 내 등기가 이뤄지지만, 4개월 이상 장기 미등기 거래의 경우 의도적인 ‘집값 띄우기’ 등 이상 거래일 가능성이 있다. ‘아파트 매매 후 미등기’로 인한 행정처분도 최근 3년 새 400건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중앙일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지난해와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7만5411건(25일 기준·계약 해제 건 제외)을 전부 조사한 결과 24.1%(1만8210건)가 미등기 상태로 확인됐다. 특히 계약 후 4개월(120일)이 지나도록 ‘미등기’ 상태로 남은 사례는 1241건(6.8%)에 이른다.

정부는 ‘집값 띄우기’를 통한 부동산 시세 조작 등 이상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등기 여부를 공개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1월 7억1000만원에 계약 신고 후 623일이 지났지만, 아직 미등기 상태로 남아 있다.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등기가 확인된 5만7201건의 계약부터 등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73.6일이다. 이에 계약 후 4개월이 넘도록 등기가 안 된 계약은 일단 이상 거래로 의심할 수 있다.

실거래가는 부동산 계약일 이후 30일 이내에 거래 사실을 신고하게 돼 있다. 소유권등기 이전을 하지 않고 계약서만 쓴 상태에서 신고가 가능하다. 이를 악용해 특정 아파트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허위 거래하고, 같은 단지에서 오른 가격에 맞춰 거래가 이뤄지면 기존 거래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호가를 띄우는 행위가 종종 나타난다. 허위로 시세를 올린 뒤 집을 팔아 높은 시세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계약 신고 후 이를 해제한 사례는 서울에서 2871건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는 지난해 1월 12억원에 계약했다고 신고한 뒤 537일 만인 지난 7월 10일 거래를 돌연 취소했다. 이처럼 계약을 하고 4개월 이상 지난 후에 계약을 취소한 사례도 183건에 이른다.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의 경우 거래일로부터 4개월 이상 지난 뒤 거래 신고를 취소한 사례가 5건이었다. 이어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4건, 개포동 래미안플레스티지 3건 등이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수인과 매도인의 자금 사정이나 세금 문제 등으로 잔금 기간을 6개월 이상 이후로 잡아 등기가 늦어지는 사례가 드물지만 존재한다”면서도 “특정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장기 미등기나 계약 후 취소 사례 나올 경우에는 충분히 이상 거래로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매 후 미등기’로 인한 과태료 처분도 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아파트 거래신고 중 미등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아파트 매매 후 미등기 행위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건수는 191건으로 나타났다. 행정처분 예정인 건수를 포함하면 최대 486건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집값 띄우기’ 등 이상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에 돌입했다. 최근 거래가 늘고 집값이 급등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현장 점검을 시작으로 1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전 지역으로 점검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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