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교복 차림으로 일렬로 앉아 수업을 듣고 있다. 본문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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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중고생 자살 사망자 수가 214명에 이르러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가장 낮았던 2015년(93명)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10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이런 비극의 원인을 뚜렷이 알지 못하고 제대로 파헤치지도 않고 있다는 점에 참담함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와 전국 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생 자살 사망자는 2020년 148명, 2021년 197명, 2022년 194명을 기록하다 지난해 214명으로 크게 늘었다.
‘학생 10만 명당 자살자 수’(자살률)로 보면 심각성이 더 크다. 이 수치는 2015년 1.5명에서 지난해 4.1명으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국민 전체 자살률이 2015년 26.5명에서 2023년 26.7명(잠정치)으로 큰 변화가 없는 것과 비교하면, 학생 자살률의 급격한 상승은 심각하게 걱정스럽다.
한창 호기심 가득하고 미래를 꿈꿀 10대들이 왜 세상을 등져야 할까. 주요 요인은 정신건강 문제, 가정 문제, 대인관계 문제, 학업·진로 문제 등이었다고 집계됐다. 정신건강, 대인관계 문제의 증가 폭이 컸다. 그러나 이 아이들의 사망 원인을 단 몇 글자로 일반화해선 안 된다. 정신적으로 괴로워 했다면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대인관계 문제는 누구와의 어떤 관계 때문이었는지, 진로 문제였다면 입시의 어떤 점이 영향을 미쳤는지 세부적인 원인을 파헤쳐야 한다. 사망 원인 미상이 71명에 이르는 것도 큰 문제이다.
보통 타살 혐의가 없는 한 경찰은 자살 원인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다. 교육부 등 정부 부처에서 학생 자살 원인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조사가 있어야 한다. 위험한 소셜미디어(SNS) 환경 등 10대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생때같은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두 배, 세 배로 높아졌는데도 ‘정신건강 문제’ 등이라고 단순히 취급한다면, 비극은 멈추지 않고 증폭될 수밖에 없다. 어른들이 미안함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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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9261039000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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