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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자영업 문제 심각한데, 정치권은 몰라…당장 현장 가라" [창간기획, 자영업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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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4일 퇴근한 직장인들이 서울 종로구의 커피숍 밀집 지역을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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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문제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몇 가지 공통 의견이 도출된다.

먼저 자영업자 비중 축소다. 많은 전문가가 투 트랙 접근법을 제시했다. 한계 상황에 몰린 이들은 폐업 지원 및 생계비 지원 등을 통해 질서 있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고, 상황이 조금 나은 이들은 영업 유지에 도움되는 정도의 실질적 지원을 통해 자영업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이와 긴밀히 맞물려 있는 게 임금근로자로의 전환 유도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핵심은 일자리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상당수 자영업자를 임금근로자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충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폐업과 재기 지원도 재창업보다는 재취업 교육을 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의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는 이들을 위해서는 대출 만기 연장뿐 아니라 어느 정도 원금을 탕감해 줄 필요도 있다”며 “최근 들어 근로기준법 악용 근로자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데 사용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법규는 다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의 사례를 참고해 ‘쉬운 실패’를 부르는 ‘쉬운 창업’을 제어해야 한다는 진단도 있다. 미국 오렌지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KACCOC)의 릭키 최 부회장은 “미국은 식당 하나를 열려고 해도 인테리어 공사부터 안전·위생 검사, 임대 지주 협상, 사후 검사 등 정부·공공기관과 연관된 절차 해결에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린다”며 “기준이 까다롭지만 그 문턱을 넘는 과정에서 자영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춰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선 일상이 된 ‘무더기’ 자영업 폐업을 막으려면 미국처럼 창업 단계 제도부터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랜차이즈와 관련해서는 가맹점주에 실질적 단체협상권을 부여하고 본사와 가맹점이 같이 참여해 구매 및 물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구매협동조합 출범 등 방안의 도입이 제시됐다. 배달앱 수수료 제한을 위한 법제화 촉구 목소리도 있었다.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전문가도 많았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나 정치권이 자영업 문제를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실효성 있는 정책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시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 그러라고 월급도 많이 주고 권한도 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회 자영업특위를 만들어 초당적 논의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각당이 정책 경쟁을 통해 좋은 정책 합의에 이르러 입법까지 완료한다면 정부에서 논의하는 것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박진석·조현숙·하준호·전민구 기자, 사진 김현동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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