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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명태균,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 보고”…대통령실 ‘침묵 대응’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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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26일 나왔다. 대통령실은 무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26일 <뉴스토마토>는 김영선 전 의원실의 회계책임자인 A씨의 주장을 토대로 명씨가 김 전 의원 소개로 검찰총장 재직 시절 윤 대통령에게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명씨가 대선 기간 윤 대통령에게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수차례 보고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유대 관계를 쌓았다는 것이 A씨 주장이다. 명씨는 김 여사 초청으로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명씨와 A씨의 통화 음성파일을 보면, 명씨는 대선 막바지였던 2022년 2월28일 A씨에게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 해줘야 돼”라고 말했다. 그는 그해 3월2일 A씨에게 전화해 또 다른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윤석열이가 좀 달라고 그러네”라고 말했고, 다음날에는 “오늘 다 (여론조사 결과지) 뽑아줘야 돼요. 윤석열 총장이 문자가 왔네”라고 했다.

명씨에게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명씨는 응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역시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 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대통령실은 지난 23일에도 김 전 의원이 20022년 창원의창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는 데 대통령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당사자들이 다 부인하는 상황”이라며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 연루 의혹에 대한 직접적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을 부추기지 않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A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토대로 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개연성이 높아진다. 당시 공천 과정을 잘 아는 여권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은 건 윤 대통령이 챙긴 건 맞다”고 말했다. 창원지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전 의원과 명씨를 수사 중이다. 혐의 내용을 두고 공천 대가성 의혹이 확산할 수 있다.

다만 여권에서는 ‘정치브로커’인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본인의 영향력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신인 정치인에게도 여론조사 1위 결과를 만들어주니 정치인들이 명씨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사기꾼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김웅 전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명 박사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공천도 주고 (공천에 대한) 와치독들을 전부 숨죽이게 만들 수 있었느냐”라며 “제가 들은 정보는 여론조사 결과, 그 작업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제보를 한 2년 전에 들었다”고 했다.

<뉴스토마토>는 이날 명씨가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김 전 의원의 소개를 통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접근했고, 이 의원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당대표 출마를 권유했다고도 보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씨라는 분의 관점에서 나온 이야기와 실제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2021년 5월9일 명태균 사장을 소개하면서 김영선 전 의원이 처음 저에게 연락처를 전달했다”면서도 “명태균 사장이 의뢰하여 여론조사 기관 PNR에서 발표된 전당대회 여론조사는 동시기 진행된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시 통계적으로 튀는 결과는 없다”고 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본인이 1위를 했다는 것이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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