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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역시 일본은 초밥이지"…관광객 먹성에 '쌀 동난다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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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쌀 부족에 품귀 현상

슈퍼마켓 매대서도 쌀 찾기 어려워

일본에서 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매대에 가득 차 있었던 쌀이 부족해진 건 '관광객'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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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일본에서 수십 년 만에 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 6월 일본의 민간 쌀 재고는 156만t을 기록했다. 이는 1999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난달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선 쌀 품귀현상이 잦았으며, 그나마 들어오는 재고도 구매 개수에 제한을 둘 정도였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본에서 지난 3년간 쌀 수요가 생산량을 앞질러 쌀 재고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라며 "올여름 내내 쌀이 부족해 슈퍼마켓이 텅 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일본 쌀 60kg 기준 가격은 1만6133엔(약 15만원)으로, 전월 대비 3%, 연초 이후 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쌀 가격 상승은 올해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쌀로 만든 요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식품 및 농업 은행인 라보뱅크의 오스카 차크라 선임 분석가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일본 관광객의 쌀 소비량이 1만9000t이었던 반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소비량은 5만1000t으로 약 2.7배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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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일본에는 178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일본 관광 통계에 따르면 7월에는 33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쌀 가격이 급등한 원인으로는 악천후 등 이상기후, 난카이 해곡 대지진 주의보 발령으로 인한 쌀 사재기 현상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지난해 쌀 생산량은 661만t으로, 농림수산성이 예측한 적정 생산량 669만t에 미치지 못했다. 국제식품정책연구소의 조셉 글라우버 수석 연구원은 자국 농가 보호를 위해 쌀 수입을 하지 않는 일본의 정책이 쌀 공급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글라우버 수석 연구원은 "일본 쌀 경제는 여전히 세계 시장과 크게 고립돼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은 자국 농가 보호를 위해 수입 쌀에 77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연간 최소 약 68만2000t의 쌀을 수입하기로 약속했지만, 수입된 쌀은 소비자가 먹지 않고 대부분 가축 사료와 가공용으로 사용된다. 라보뱅크는 일본의 쌀 수출도 2014년부터 2022년까지 6배 증가해 3만t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한편 쌀 가격이 급등하며 관련 범죄 또한 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쌀 생산지인 니가타현 조에쓰 지방에서 쌀을 생산하던 60대 남성이 오두막에 뒀던 현미 90㎏을 도난당하기도 했다. 도난당한 것은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고시히카리 품종으로 9일 저녁까지만 해도 오두막에 있었다고 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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