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명품백 청문회 위증 혐의 피고발 관련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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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24일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의 행위는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최 목사를 기소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명품백 제공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수심위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대통령 직무는 관련 없다고 했는데, 최 목사가 신청한 이번 수심위는 정반대로 판단했다.
수심위의 이번 판단은 국민 눈높이와 상식에 부합한다. 최 목사는 2022년 6~9월 김 여사에게 네 차례에 걸쳐 명품백, 명품 화장품과 향수, 양주 등을 선물했고, 그 전후로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송출 재개 등을 부탁했다고 말한다. “청탁 목적으로 명품가방을 건넨 것이 맞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김 여사가 대통령 부인이 아니라면 왜 명품백을 주었겠으며, 통일TV 송출 재개 등이 대통령 직무와 무관하다고 볼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김 여사 수심위와 최 목사 수심위의 상반된 결론은 검찰이 자초했다. 검찰은 김 여사 수심위에 최 목사 출석을 불허했고, 당시 수심위는 수사팀과 김 여사 측 진술만 듣고 김 여사 불기소를 권고했다. 반면 최 목사 측은 이번 수심위에서 김 여사 방문 당시 촬영했던 추가 영상과 검찰 조사 당시 검사의 유도신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 담긴 음성 녹음파일을 제출했다고 한다. 최 목사 수심위가 이날 내린 결론을 보면, 최 목사 측이 참석했을 경우 앞선 수심위 결과 역시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수심위는 김 여사 무혐의 처분을 정당화하기 위한 요식절차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 목사 수심위가 명품백 수수에 청탁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만큼 검찰은 김 여사 처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마땅하다. 국민권익위는 공직자 배우자를 청탁금지법으로 제재할 수는 없지만 알선수재·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면 제재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김 여사의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 적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인지한 즉시 신고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신고 의무를 준수했는지 확인하고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김 여사는 이 건으로 공수처에도 고발됐고, ‘김건희 특검’ 가능성 또한 열려 있다. 검찰이 적당히 뭉개려 한다고 뭉갤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명색이 공익의 대변자라면서 김 여사 앞에만 서면 쪼그라드는 모습이 부끄럽지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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