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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경주 흥륜사 터에서 대형 금당지 확인…최대 황룡사와 비교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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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미소’기와 나온 ‘경주 흥륜사지’ 발굴…“국내 최대 높이 2중 기단, 차양시설 확인”

경향신문

사적인 ‘경주 흥륜사지’ 발굴조사에서 중심 법당 건물(금당)인 대형 금당지가 확인됐다. 사진은 발굴조사에서 나온 7세기 전기의 연꽃무늬 수막새(위), 7세기 중반의 곱새기와(아래 왼쪽), 7세기 후반의 연꽃무늬 수막새. 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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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최초의 사찰인 흥륜사 터로 추정되는 ‘경주 흥륜사지’(사적)에서 대형 건물이 있던 자리가 확인됐다. 사찰의 중심 건물인 금당의 터(금당지)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규모의 2중 기단에 햇볕을 막는 차양시설까지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재)서라벌문화유산연구원이 실시 중인 사적 ‘경주 흥륜사지’ 발굴조사에서 신라 최대 규모의 사찰로 유명한 경주 황룡사의 금당과 견줄만한 규모의 2중 기단에 햇볕을 막기위한 차양칸(지붕)을 갖춘 대형 금당지를 확인했다”며 “26일 발굴 성과를 소개하는 현장설명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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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지’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금당지 기단 전경. 서라벌문화유산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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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단인 서라벌문화유산연구원은 “금당지에서 신라~조선시대에 걸쳐 사용한 금당의 기단이 드러났다”며 “기단은 상·하층의 2중이며, 특히 아래층 기단에서는 햇볕을 가리기 위한 시설의 주춧돌인 차양 초석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발굴단은 “기단의 높이는 기단석에서 초석까지 230㎝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기단이어서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발굴단은 이어 “기단으로 볼때 금당의 구조는 안팎 2중의 공간을 갖춘 직사각형의 대형 건물”이라며 “경주에서 2중 기단에 차양칸을 갖춘 금당은 황룡사 중금당(584년), 사천왕사 금당(679년) 외에는 확인된 사례가 없을 만큼 보기 드문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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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지’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금당지(위 오른쪽)와 주요 사살 터들의 금당지 규모 비교도. 서라벌문화유산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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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계단 시설인 계단석, 건물 지붕에 사용한 기와 등의 유물도 확인됐다. 기와는 금당을 세울 당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삼국시대(7세기 전반)의 연꽃무늬가 있는 수막새(연화문 수막새)를 비롯해 삼국시대 말기~통일신라 초기에 사용된 연화문 곱새기와, 통일신라시대인 7세기 후반의 연화문 수막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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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미소’로 불리는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보물). 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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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흥륜사지’는 ‘신라의 미소’로 유명한 기와인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보물)가 출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륜사(興輪寺)는 불교 전파를 위해 신라에 온 고구려 승려 아도가 미추왕의 허락 아래 지은 신라의 첫 사찰이다.

<삼국사기> 등 문헌기록에는 이후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가 공인된 법흥왕 대인 527년에 다시 짓기 시작해 544년(진흥왕 5년)에 완공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학계에서는 황룡사·사천왕사 등과 함께 신라 최대 규모의 사찰로 역할을 하다가 조선시대에 폐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흥륜사 터로 추정되는 ‘흥륜사지’에서는 그동안 발굴조사에서 ‘영묘사(靈廟寺)’ ‘영묘지사(靈廟之寺)’ 같은 명문이 있는 기와가 출토되면서 흥륜사가 아니라 선덕여왕 4년(635)에 창건된 ‘영묘사’의 터란 분석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적 명칭을 ‘흥륜사지’에서 ‘영묘사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흥륜사’와 ‘영묘사’는 옛 문헌에 자주 등장하는 신라시대 주요 사찰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아 추정만 할 뿐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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