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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어렵게 전문의 따더니 돈 안 되는 이 땅으로…40만명 돌본 이 남자의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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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대상 임현석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취득후
약속된 수입과 미래 내려놓고
수도 캄팔라에 병원 세우고
빈민과 난민 돌보며 진료

‘의료봉사 선구’ 고영초 원장
지구촌나눔운동 등 수상영예


매일경제

임현석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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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원장은 지난 20여년간 아프리카에서 소외된 환자들을 돕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국내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자마자 우간다로 떠난 그는 현지 주민들을 위해 병원을 설립했고 무의촌에는 진료소를 만들었다. 그의 의료캠프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몰려든 환자들로 늘 북적였다. 내전을 피해 우간다로 들어온 주변국 난민들까지도 품는 울타리였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병원을 운영하면서 약 40만명의 주민들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해온 임 원장을 제36회 아산상 대상에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산상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매년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통해 후보자들의 공적을 종합심사한 뒤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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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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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상을 받은 임 원장은 경북대 의대 재학 시절부터 아프리카의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꿈꿨다. 그러던 중 1999년 우간다에서 활동하던 학교 선배로부터 현지 의료환경에 대한 얘기를 듣고 다니던 병원을 그만뒀다. 이듬해 6월 의대 동기인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우간다로 떠났다. 수도 캄팔라에 정착한 그는 2002년 1월 베데스다 클리닉을 개원했다.

5명의 직원과 조그맣게 시작했던 병원은 약 10년만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확장했다. 명칭도 베데스다 메디컬센터로 바꿨다. 현재 6개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37명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환자들은 월평균 1900여명에 달한다.

베데스다 메디컬센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지 사립병원의 30~50% 비용으로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빈민지역 주민이나 장애인 등은 무료로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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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원장


임 원장은 병원 방문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약 15년 전 무의촌에도 진료소를 세웠다. 이곳에는 지금까지 4만5000여명의 주민들이 다녀갔다. 내전을 피해 우간다로 들어온 난민 약 3만8000여명도 의료캠프에서 진료를 받았다.

우간다는 임신·출산과 관련된 의료환경이 열악해 분만 과정에서 뇌성마비와 발달장애, 뇌전증을 앓게 된 소아환자들이 많다. 이에 임 원장은 뇌전증 소아환자를 돕기 위해 2021년부터 1년간 경북대병원 소아신경과에서 전임의 수련을 받은 후 2022년 5월 베데스다 메디컬센터에 뇌전증 클리닉을 개설했다. 이외에 우간다 뮬라고국립병원 소아과에서도 주 2회씩 자원봉사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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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 고영초 요셉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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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상은 신경외과 전문의인 고영초 요셉의원장이 수상했다. 고 원장은 주말과 야간시간 등을 활용해 지난 51년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 3만여명을 치료했다. 1973년 서울의대에 입학해 가톨릭학생회에서 봉사를 시작했고 이후 요셉의원,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 등 무료 진료병원들을 거쳤다. 지난해 2월 건국대병원 자문교수직을 내려놓은 직후부턴 요셉의원을 이끌고 있다. 특히 고 원장은 병원 방문이 어려운 고령의 노인과 거동 불편 주민들을 위해 찾아가는 방문진료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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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 고영초 요셉의원 원장


고 원장은 의료봉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6년 의료봉사를 주제로 사회의학 강좌를 정식 수업으로 개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 원장은 의대생들에게 봉사와 관련한 동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감사’라는 이름의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과 병원 직원들이 무료 진료병원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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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나눔운동(이사장 김혜경)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지구촌나눔운동(이사장 김혜경)은 1998년 설립된 국제개발 비영리기구(NGO)다. 일시적인 해외 구호보다는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통한 자립 지원에 방점을 두고 농촌과 도시 빈민, 장애인, 지역사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는 베트남, 몽골, 동티모르, 르완다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8개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구촌나눔운동의 대표 사업으로는 베트남에서 진행한 ‘암소은행’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저소득 주민에게 암소 구입비용을 저리로 대출해주고, 상환금은 다른 가정의 암소 구입비로 대출해주는 순환형 소액대부사업이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암소은행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몽골에서 젖소사업도 시작했다. 암소은행과 젖소사업 모두 현지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그들을 사업 책임자로 성장시키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25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개최된다. 총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10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임 원장에게는 3억원, 고 원장과 지구촌나눔운동에는 각각 2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3개 부문 수상자 15명에게도 각각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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