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살인 11.6%·강간 9.4% 감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시절이던 2011년 6월 16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기자회견장에 비치한 압수 총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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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년간 미국 내 살인 범죄가 재작년 대비 12% 가까이 줄었다. 사상 최대 폭 감소라는 게 백악관 자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끈 총기 규제팀의 성과라고 칭찬하며 선거 운동을 지원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각 주(州) 및 그 이하 단위 법 집행 당국 1만6,334곳이 보고한 데이터를 취합한 결과 살인, 강도, 강간, 가중처벌 폭행 등을 의미하는 ‘강력 사건’이 2022년과 2023년 사이에 약 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특히 살인 감소 폭이 컸다. 1년 새 11.6%나 줄었다. 최근 20년 동안 FBI가 보고한 연간 감소 규모 중 최대였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다만 살인율 자체는 지난해(1만 명당 5.7건)보다 2019년(1만 명당 5.2건)이 낮았다고 WP는 짚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치솟은 살인율이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같은 기간 강간도 9.4% 줄어 폭이 가팔랐다. 재산 범죄는 2.4% 감소했다.
FBI의 작년 범죄 통계 공개는 11월 미국 대선을 43일 앞두고 이뤄졌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유입이나 범죄에 너무 관용적으로 대응해 미국 치안이 약해졌다고 공격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연간 감소 폭이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살인율은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20년 수준보다 16%나 낮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은 대중의 오인에 편승한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의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범죄가 줄고 있는데도 미국인의 77%는 범죄가 늘고 있다고 믿었다. 미국 싱크탱크 형사사법위원회(CCJ)의 최고책임자 애덤 겔브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사람들의 안전 인식은 데이터보다 TV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역량을 부각했다.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맡은 백악관 총기폭력예방국이 설립 첫해에 놀라운 진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에서 “살인 사건들을 기소한 전직 지방검사로서 상원의원 시절 최대 규모의 연방 차원 범죄 대응 및 예방 투자 법안 표결에서 균형을 깨는 한 표를 행사한 게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총기 안전은 해리스 부통령의 핵심 의제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총기 규제에 관한 추가 행정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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