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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테러단체, 텔레그램 대신 '배그' 접속해 소통·훈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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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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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과 관련된 파키스탄의 테러리스트 단체가 현지 경찰의 통신 감청을 피하기 위해 크래프톤의 게임 PUBG(Player Unknown's Battle Ground, 배틀그라운드)의 채팅방 기능을 적극 활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이 테러를 앞두고 동기 부여를 위해 게임 플레이를 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24일 비즈니스스탠다드 등 여러 인도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월 파키스탄 카이버파크툰크와 지역의 한 경찰서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공격 당해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 당했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파키스탄 경찰은 테러범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를 활용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파키스탄 경찰에 따르면 테러리스트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배그 안의 채팅룸을 자신들의 소통 수단으로 사용했다. 이는 경찰이 검거한 테러리스트들의 휴대폰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하던 무장단체들이 게임 채팅 기능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테러리스트들의 테러 준비와 지시 등 통신은 온전히 배그 안에서 이뤄졌다. 또 테러리스트들을 훈련시키고 테러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배그를 플레이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현지 경찰은 배그 내의 채팅이 모니터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테러리스트들이 인지한 상태에서 소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배그 내에서의 채팅은 서버에 별도로 저장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게임은 이용자의 별도 동의 없이는 채팅 기록을 수집할 수 없도록 돼있을 것"이라며 "욕설이나 비속어 등은 기본적으로 필터링되지만, 테러 모의 등의 대화는 수사기관이 대상을 특정해 실시간 모니터링하지 않는 이상 잡아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배그 모바일은 2020년 9월 인도-중국 국경분쟁이 심화할 당시 인도 내 서비스가 중단됐다. 크래프톤과 텐센트가 공동개발했다는 이유로 인도 정부가 앱마켓에서 퇴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은 인도 퍼블리싱권을 텐센트로부터 회수한 뒤 인도 정부의 일부 요청을 반영한 BGMI(배그 모바일 인디아)를 내놓으며 인도의 국민 게임으로 등극시켰다.

이후 2022년 6월 한 청소년이 모친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사건을 조사한 현지 경찰이 "피의자가 BGMI에 과몰입했고, 게임을 못하게 어머니가 막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한 뒤 1년 가량 또 서비스가 중지되는 수난을 겪었다. BGMI는 2023년 5월 29일부터 서비스를 재개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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